원양어선 선상반란 광현 803호 무슨 일이 “수고한다고 양주2병 줬는데..”

원양어선 선상반란 광현 803호 무슨 일이 “수고한다고 양주2병 줬는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6-20 13:35
수정 2016-06-20 14:0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원양어선 선상반란 광동해운 광현 803호 살인사건
원양어선 선상반란 광동해운 광현 803호 살인사건
인도양 부산 선적 참치 연승 원양어선인 광동해운 소속 광현 803호(138t)에서 발생한 선상 살인 사건은 어장 이동 중 선장이 제공한 양주 2병을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10여명이 나눠마신 뒤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광현 803호에 있는 항해사 이모(50)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장 이동을 위해 하루 쉬는 중 선장이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선원들에게 양주 2병을 나눠줘 마시게 했다가 사건이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항해사는 “당직 근무 후 선실에서 쉬고 있는데 ‘선장이 죽었다’고 인도네시아 선원이 말해 놀라서 갑판으로 나갔다”며 “선장이 얼굴과 몸에 피투성이가 돼 숨져 있었고 기관장은 침실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하고 배에 숨어있는 베트남 선원을 찾아내 피가 묻은 흉기를 몸싸움 끝에 빼앗았다”며 “흉기를 빼앗긴 베트남 선원들은 그제야 힘이 빠졌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라”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달려드는 바람에 이 항해사도 조금 다쳤다고 말했다. 이 항해사는 이어 다른 선원들이 이 베트남 선원 2명을 선실에 감금하게 했다. 이 항해사는 “선장 등을 죽인 베트남 선원이 평소 일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편이었다”며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베트남 선원들이 평소 술을 마시면 다혈질이 돼 다른 선원들이 술을 같이 마시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며 “베트남 선원에게 왜 살해했는지는 물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항해사는 “조업 중간에 맥주 1캔씩 선원들에게 준 적은 있지만, 양주를 준 적은 드물었다”며 “선원들 수고한다고, 격려해 주려 한 것이 이렇게 돼 버려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