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피서 관련 기록물 44건 공개




























청춘 남녀들이 유유히 노를 젓는 조각배, 중년 부부를 태운 모터보트, 음료수 등을 싣고 파는 행상보트, 튜브에 몸을 싣고 헤엄치는 어린이들. 휴전 4년이 지난 1957년에 제작된 대한뉴스에 나온 한강의 피서 풍경이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1950년대 이후 피서는 어땠는지 추억할 수 있는 영상과 사진, 문서 등 기록물 44건을 20일 홈페이지(www.acrchives.go.kr)에 제공했다.
전쟁의 상처가 씻기지 않고 궁핍했던 1950년대 후반에도 여름이면 강과 계곡, 바다에서 무더위를 피했다.
1957년 대한뉴스 ‘한강물놀이’편에는 “강변에는 아동들이 물장구를 치고 이채로운 보트 행상이 오가며 모터보트 소리도 요란하게 울려 강변풍취를 돋구고 있습니다”라고 묘사했다.
공보처가 1956년 촬영한 사진에는 어린이들이 가득한 해수욕장의 풍경이 담겼다. 몇몇 아이들은 수영복에 수영모자까지 갖췄고 튜브를 끼고 파도를 즐기기도 했다.
1956년 열린 차관회의를 정리한 회의록에는 ‘6월 30일부터 대천해수욕장까지 열차를 증설한다’는 내용이 있어 피서철에 대천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음을 알 수 있다.
‘바캉스’란 말이 유행한 1970년대에는 피서지의 무질서와 바가지요금, 과소비 등이 사회문제가 됐다.
1971년 제작한 대한뉴스 ‘분수에 맞는 피서를’ 편은 “도심 백화점과 시장에서 피서용구를 경쟁이나 하듯 사들이는 이가 많은데 이 가운데 빚을 내가면서까지 분에 맞지 않게 즐기는 분도 있다고 합니다”라며 과소비를 삼가라고 권고했다.
또 수영장에서 카드를 치는 청년과 비키니 차림의 여성, 계곡에서 벌어진 음주가무판 등 보여주면서 “수영장과 피서지에서 공중도덕과 질서를 지킵시다. 술에 취해 큰 소리로 떠들거나 눈에 거슬리는 짓을 삼가야 하겠습니다”라고 계도했다.
서울시 경찰국은 1970년 뚝섬에 한강여름경찰소를 열어 한경변 수상안전과 풍기단속을 벌인 자료도 제공됐다.
1980년대에도 정부는 ‘알뜰 피서 캠페인’을 벌였고, 1994년 내무부가 관보에 게재한 ‘여름철 행락질서 확립대책’에는 7월1일부터 8월17일까지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해수욕장과 국립공원 등 748곳에서 불법·무질서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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