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에 두 번 우는 소비자들
“생리 기간 줄어” 일관적 부작용생리대 10종서 유해물질 22종
전제품 발암가능물질까지 검출
유해 생리대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주범’으로 지목된 깨끗한나라 ‘릴리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호소하는 부작용 사례도 점점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여성이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했다가 건강 이상이 생긴 사연을 얘기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8/24/SSI_20170824232358_O2.jpg)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여성이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했다가 건강 이상이 생긴 사연을 얘기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8/24/SSI_20170824232358.jpg)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여성이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했다가 건강 이상이 생긴 사연을 얘기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40대 여성 A씨는 “릴리안이 ‘원플러스원’(1+1) 할인행사를 많이 해서 써왔는데 생리기간이 5~6일에서 하루로 줄었다”면서 “벌써 폐경기가 왔나 싶어 속상했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B씨는 “2014년부터 3년 동안 릴리안 생리대만 써왔는데, 지금 생리 주기라는 개념이 없을 정도로 주기가 변하고 양이 크게 줄어드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고 토로했다. 다른 20대 여성은 “생리 불순 증상이 3~4년간 이어지다 2015년 다낭성 난소증후군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 카페에는 “릴리안 사용 후 6개월이 지나 자궁근종이 생겨 수술했다”는 20대 여성의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직장인 이모(28)씨도 “이달 초 릴리안을 사용한 직후 극심한 생리통과 부정출혈로 고통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8/25/SSI_20170825001437_O2.jpg)
![](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8/25/SSI_20170825001437.jpg)
이런 가운데 지난해 서울시가 릴리안 생리대 30만개를 종합사회복지관 93곳과 여성 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50곳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제기된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깔창 생리대’ 등 저소득층 소녀의 생리대 문제가 이슈가 된 터라 후원 의사를 밝혀오자 감사한 마음에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와 자치구 예산에 시 예산을 더해 각 자치구 보건소를 통해 생리대를 지원하는 사업도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마다 개별적으로 생리대를 구입하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썼는지 일괄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지원 제품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주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커지자 릴리안을 판매하는 깨끗한나라는 릴리안 생리대 전 제품의 판매와 생산을 중단했다. 깨끗한나라 측은 “소비자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더 해소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날 환불조치에 이어 릴리안 생리대 전 제품의 판매 및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해 생리대가 논란이 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안전한 생리대’ 찾기에 나섰다. 직장인 유모(32·여)씨는 “올해 초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측은 최근 유기농 면 생리대 매출이 33.2% 늘어났다고 밝혔다. 온라인쇼핑몰에서도 면 생리대와 천연흡수체를 사용하는 제품의 매출이 최근 2배 이상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컵 등 생리대 대안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이다. 현모(28·여)씨는 “생리대 대신 생리컵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직 국내에선 구하기 어려워 해외직구로 구매했다”고 했다. 생리컵은 다음달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7-08-25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