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였다” 태움 피해 간호사 추모 집회

“나는 너였다” 태움 피해 간호사 추모 집회

이혜리 기자
이혜리 기자
입력 2018-03-04 22:22
업데이트 2018-03-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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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명 국화·촛불 들고 참여…간호사연대 “가혹 행위 없애야”

“나는 너였다. 나도 울었다. 이젠 더는 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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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간호사연대(NBT) 주최로 열린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 집회’에 박 간호사를 추모하는 국화와 촛불 램프가 놓여 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간호사와 간호학과 학생 300여명은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다 지난달 15일 투신해 숨진 박 간호사를 추모하고 간호사 인력 및 근무 환경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간호사연대(NBT) 주최로 열린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 집회’에 박 간호사를 추모하는 국화와 촛불 램프가 놓여 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간호사와 간호학과 학생 300여명은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다 지난달 15일 투신해 숨진 박 간호사를 추모하고 간호사 인력 및 근무 환경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설 연휴가 시작됐던 지난달 15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박선욱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간호사연대(NBT)는 지난 3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 집회-나도 너였다’를 열고 박씨가 투신한 원인으로 지목된 ‘태움’이라 불리는 가혹 행위를 당장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말의 약어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말한다. 일선 간호사들은 ‘태움’이 교육을 빙자한 가혹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간호사와 시민 300명은 한 손에 촛불을, 다른 한 손에 흰 국화를 들고 박씨의 넋을 위로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나이팅게일 선서를 다시 하며 초심을 다졌다. 또 추모곡 ‘나는 너였다’를 함께 불렀다.

간호사연대 소속 최원영 간호사는 ‘유족 입장서’를 대독했다. 최 간호사는 “박 간호사가 큰 과실을 저지른 죄책감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헛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추측성 댓글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대병원 김소현 간호사는 “태움은 필요악이 아니라 절대악이며 적폐 청산 대상”이라면서 “태움을 당하지 않으려고 실수를 감추거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정직하지 못하게 눈을 감는 사례가 많다”고 폭로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서울아산병원 앞 육교에 매달 추모 리본에 박씨를 위로하는 글을 남겨 주최 측에 전달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18-03-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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