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첫 주말…연세대·성균관대·경희대 등 오늘 논술
“수능 점수가 원래 제 실력만큼 나오지 않아서 논술에 희망을 걸고 있어요. 오늘 경희대를 시작으로 시험이 계속 연달아 있는데 어느 학교든 붙여만 준다면 좋겠어요.”(4수생 김모(21·남) 씨)“다행히 수시 최저등급은 맞췄는데, 바랐던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아주 속상해요. 논술을 많이 준비했는데 여전히 떨리네요. 새벽 댓바람을 맞으며 성균관대까지 왔는데 시험을 꼭 잘 보고 싶어요.”(고3 수험생 이형석(18) 군)
논술시험 마친 수험생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2019학년도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2017.11.26
연합뉴스
연합뉴스
학교를 향하는 수험생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손이 얼어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할까 봐 핫팩을 주물럭거리거나, 언덕길을 오르면서도 논술 대비 교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눈에 띄었다.
국어 영역에서 6개 문항을 틀려도 1등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수능이 어려웠던지라 각 대학 논술고사장을 향하는 수험생들은 수시 논술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의지로 가득한 표정이었다.
올해로 두 번째 수능을 쳤다는 권모(19·남) 씨는 “국어 영역을 너무 못 봐서 정시로는 성균관대에 못 갈 것 같다”며 “오늘 논술을 꼭 잘 봐서 원하는 학과에 붙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이모(18) 양은 “수능을 망쳐서 너무 속상하다”며 “오늘 아무리 논술을 잘 봐도 수시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것 아니냐”고 울상을 지었다.
친구들과 함께 대학을 찾아온 수험생들은 입김을 호호 불며 “최저 맞췄냐”, “나는 간당간당하다”며 서로에게 성적을 묻거나, 고사장 앞에서 헤어지기 전 시험을 잘 보라고 외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논술 시험에 늦지 않기 위해 전날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 인근 숙소에서 1박 하느라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수험생 가족도 있었다. 어머니는 울퉁불퉁한 인도에서 힘겹게 가방을 끌면서도 딸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고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아들, 딸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며 건승을 빌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을 보내고 나서 함께 온 아버지에게 “문제가 생겨서 갑자기 나올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