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싸이더스가 CJ ENM을 상대로 낸 정산금 지급 소송에서 “8천558만6천119원 및 지연 이자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싸이더스는 2000∼2004년 CJ ENM에 ‘살인의 추억’과 ‘지구를 지켜라’ 등 6편의 영화를 배급했고, 이후 지속해서 순이익의 일정 부분을 배분받았다.
CJ ENM은 2017년에도 이 6편의 영화에 대해 합계 8천558만6천119원의 수익배분금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혈의 누’ 등 다른 영화 4편에 대한 수익금을 잘못 지급했다는 이유로 이 6편 영화에 대한 수익배분금을 주지 않겠다고 싸이더스에 통보했다.
CJ ENM은 2005년 시네마서비스와 ‘영화 판권 등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싸이더스가 제작한 ‘혈의 누’ 등 4편의 영화에 대한 각종 권리 및 의무를 이전받았다.
이 영화들은 순이익이 날 경우 40%를 제작사와 배분하기로 계약됐다.
CJ ENM은 인수 후에도 이 영화들의 수익배분금 등을 정산하지 않다가 싸이더스가 요청하자 순이익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고 정산금 합계 7억4천700여만원을 싸이더스에 지급했다.
그런 후 최근에서야 이 4개 영화가 이익이 아닌 손실을 낸 것을 확인했고, 순이익이 날 경우 이를 배분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 지급했으니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CJ ENM은 수익을 영화 개봉일로부터 5년간만 배분받는다는 내용으로 계약한 ‘살인의 추억’과 ‘지구를 지켜라’의 경우에는 애초부터 싸이더스가 수익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비슷한 시기에 배급한 ‘무사’는 따로 수익 배분에 대한 약정을 맺지 않았고, ‘말죽거리 잔혹사’·‘내 머리 속의 지우개’·‘역도산’은 기간을 영구적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CJ ENM의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먼저 ‘지구를 지켜라’와 ‘살인의 추억’은 싸이더스가 단순히 제작만 한 것이 아니라 투자까지 한 영화들로, CJ ENM이 전액 투자한 다른 4편보다 더 많은 권리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단순히 영화제작자로서만 참여한 다른 영화들은 영구적으로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음에도 이 두편은 5년으로 제한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시했다.
수익배분금이 잘못 지급돼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생겼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산 관련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고, 싸이더스에 ‘순이익 발생 여부를 알지 못하나 계속 정산을 유보할 수 없어 잠정적으로 정산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미리 하지 않았다며 이유 없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