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장실서 황화수소 흡입 여고생, 한달째 의식불명

부산 화장실서 황화수소 흡입 여고생, 한달째 의식불명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8-28 17:46
수정 2019-08-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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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화수소가 누출된 공중화장실  부산경찰청 제공
황화수소가 누출된 공중화장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 “회타운 건물관리인·공무원 책임 범위 조사중”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공중화장실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하고 쓰러진 여고생이 한달째 의식불명 상태다.

2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3시 40분쯤 수영구 민락동의 한 회센터 건물 공중화장실에서 쓰러진 A(19)양은 한달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A양은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회타운 건물 관리인과 공중화장실 관리 책임이 있는 수영구 공무원 등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회타운 건물 오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한 황화수소가 공중화장실 세면대 바닥 구멍을 통해 스며들면서 당시 화장실을 이용하던 A양이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양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단시간 허용 농도 기준치인 15ppm의 60배가 넘는 1000ppm의 황화수소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오수처리시설에서는 매일 오전 3∼4시 사이 오수를 퍼 올리는 펌핑 작업을 하는데 이때 발생한 황화수소가 배기장치 이상으로 시설 내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누구에게 사고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밝힌다는 입장이다.

수영구의 경우 이 화장실이 1998년 공중화장실로 편입된 이후 청소나 비품 관리 등만 했을 뿐 20년 넘게 안전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이 건물에서는 예전부터 황화수소 악취 문제가 제기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건물 주변에서 일하는 한 시민은 “이 건물에서 오수를 제대로 정화하지 않고 하루 몇번씩 무단 방류해 황화수소 냄새가 너무 심해 1년 전부터 구청에 몇번씩 민원을 넣어도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뭔가 문제가 있었을 때 대대적으로 점검만 잘했어도 이런 사고를 제대로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영구 측은 “오수처리시설 관리책임은 건물 관리인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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