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떨어질라 헐값에 물량 대거 쏟아내
중고나라엔 장당 1300원까지 올라와카톡으로 팔려던 업자도 단속에 덜미
2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이 보건용 마스크를 장당 3000~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 구하기가 별 따기라고 호소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부가 마스크 수출 물량을 10%로 묶고 우체국, 농협 등 공적 판매처에서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판매하기로 하면서 얌체 중간 상인들이 쟁여 둔 마스크를 헐값에 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인터넷 상거래 카페 ‘중고나라’에는 뜯지 않은 새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수십 건 올라왔다. 1000장에서 많게는 3000장 단위의 대량 매물이 쏟아졌고, 희망 판매가는 1300~1500원으로 저렴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2일 이후 중고나라의 마스크 평균 거래선은 장당 2000~3000원 수준이었고, 거래 물량이 적을 때에는 장당 5000원에 팔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재기해 둔 마스크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팔려던 업자는 정부 단속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KF94 마스크 30만장을 장당 2800원에 전액 현금으로 팔겠다는 메시지를 입수한 뒤 사재기 업자를 적발했다. 시가 8억 4000만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마스크 수출이 막히자 국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본 사재기 업자들이 사재기 물량을 내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스크 물량을 확보해 파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27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명동의 한 마트에는 장당 3000~4000원의 KF94 마스크 수십 상자가 진열돼 있었다. 이 마트 관계자는 “1월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 번에 수백만원어치 마스크를 사가 한동안 물량이 없었다”면서 “겨우 구했는데 중국인 관광객 발걸음은 끊겼고, 한국인들이 주로 사간다”고 했다.
서울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20-02-2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