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희 tbs 아나운서, 이동형 작가.
박지희 인스타그램·YTN라디오
박지희 인스타그램·YTN라디오
문제의 발언은 지난해 9월 공개된 ‘청정구역 팟캐스트’ 160회 2부에서 나왔다. 전날 문제 발언이 오갔던 팟캐스트 프로그램과 동일한 프로그램이다.
같은 팟캐스트 방송서 안희정 판결 비판하며 피해자 비난당시 주제는 ‘이재명·안희정 판결’이었다. 이 회차에는 이동형 작가도 출연해 안희정 전 지사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비난했고, 박지희 아나운서는 이에 동의하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동형 작가는 “(안희정 전 지사 재판은) 증거가 하나도 없다. 김지은씨 말밖에 (증거가) 없다”며 “재판부는 김지은의 말이 일관성이 있다는 거다. 그럼 안희정 말은 일관성이 없느냐“라고 했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김지은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수행비서를 하다가 정무비서가 되면서) 안희정 전 지사와 떨어지게 됐으면 좋아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가 슬프다며? (슬픈 것도) 위력에 의한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지은씨가 어떻게 보면 한 가정을 파탄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김지은씨 편을 안 든다고 욕을 많이 먹긴 했는데, 편을 들고말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김지은씨가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들어낸 승리. 성폭력 피해자의 용기에 함께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이건 굉장히 화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형 작가는 “제일 불쌍한 사람은 안희정 와이프랑 애들”이라고 했다.
박지희·이동형, 박 전 시장 피해자에 2차 가해 논란박지희 “4년 동안 뭘 하다 이제 와 고소?”
이동형 “미투는 신상 드러내고 하는 것”서울시 산하 tbs교통방송에서 시사프로그램 ‘뉴스공장 외전 - 더 룸’을 진행하는 박지희 아나운서는 전날 같은 팟캐스트 프로그램 202회 1부에서 박원순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 여성에 대해 “(피해자) 본인이 처음에 (박 전 시장의)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얘기를 했다는데 왜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4년 동안 그러면 도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런 식으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궁금하다”고 피해자 고소의 순수성을 문제삼는 듯한 발언도 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의 법률대리인이다.
YTN라디오에서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도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에서 “미투 사건은 과거 있었던 일을 말 못 해서 밝힌다는 취지로 신상을 드러내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향해 “피고소인(박 전 시장)은 인생이 끝이 났는데 숨어서 뭐 하는 것인가”라고 요구했다.
또 “(피해자는) 뒤에 숨어 있으면서 무슨 말만 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면서 “4년씩 어떻게 참았는지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게 이상한가”라는 말도 했다.
심지어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다 추행이 되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이상하다고 말하면 2차 가해니 말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tbs와 YTN 측은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tbs 측은 “박지희씨는 ‘tbs TV 더 룸’ 보조 진행을 맡고 있는 프리랜서 출연자로 tbs에 소속된 아나운서가 아니다”라며 “프리랜서 방송인 박지희씨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진중권 “정권 바뀌었는데 피해자 공격하는 것 똑같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고상하고 고결한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오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이어 “지금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피해자에게 하는 짓은 1980년대 ‘부천서 성고문 사건’ 때 독재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했던 짓과 본질에서는 똑같다”고 평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그때 저들(독재정권)은 권인숙 의원을 향해 ‘성을 혁명의 무기화했다’고 두드려 댔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권인숙)를 믿어주고 그의 말을 들어준 사람이 조영래 변호사와 박원순 변호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 이상하죠? 정권은 바뀌었는데 펼쳐지는 풍경은 하나도 다르지 않다”면서 “가해자를 비호하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