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건물 붕괴 사고, 현대산업개발 사과...중요 쟁점은 “모른다”

광주 건물 붕괴 사고, 현대산업개발 사과...중요 쟁점은 “모른다”

임효진 기자
입력 2021-06-10 07:30
수정 2021-06-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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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 사상 철거건물 붕괴, 허리숙인 원청 현대산업개발
17명 사상 철거건물 붕괴, 허리숙인 원청 현대산업개발 10일 오전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이다. 철거건물 잔해가 정류장에 멈춰 선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운전기사와 승객 등 17명이 사상을 입었다. 2021.6.10 연합뉴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이 고개를 숙였지만 이번 사고의 중요 쟁점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10일 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이사는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가 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부상 치료를 받는 분들께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회사는 사고 원인이 조속히 밝혀지도록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원인 규명과 관계없이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 대표는 현장소장은 사고 과정과 책임 소재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먼저 이날 사고와 관련해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물었지만 답변하지 못했다. 또한 철거 작업자들이 이상 징후를 발견한 이후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현장소장은 붕괴 현장 근처에서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면서도 작업자들이 대피한 시각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사고가 발생한 시각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철거 공사 감리자가 현장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도급에 재하도급으로 철거 공사가 이뤄졌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권 대표는 “제가 알기론 (재하도급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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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활동 하는 소방대원
구조활동 하는 소방대원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2021.6.9 연합뉴스
전날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공사를 하던 5층짜리 상가 건무리 통째로 무너지면서 건물 앞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1대가 잔해 아래에 깔렸다. 함몰된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를 찾기 위한 소방 당국의 수색이 밤새 이어진 가운데, 추가로 발견된 매몰자는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색 이틀째인 이날 오전 5시 기준 버스정류장, 도로, 보행로를 덮쳤던 건물 잔해를 중장비로 걷어내는 탐색은 마무리됐다.

소방 당국은 붕괴 직전 건물 안에 남아있었을지 모를 작업자 등을 찾는 수색을 소규모로 지속하고 있다.

경찰은 시경 차원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철거건물 붕괴 사고를 수사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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