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이 죽인다 협박” 2주 전 신변보호 요청
지인 집서 생활하다 자취방 돌아오자마자 참변
경찰, 전 남자친구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 중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 A씨가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소방대원이 출동했을 당시엔 의식이 있었으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졌다.
A씨의 얼굴 부위에는 흉기에 찔린 듯한 상처가 있었다.
A씨는 데이트폭력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두 차례 긴급호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첫 번째 신고가 이뤄진 시각은 오전 11시 29분이었다.
경찰은 3분 뒤인 11시 32분에 신고 접수 시 신고자의 위치로 잡힌 명동 일대에 도착했다.
그러나 기지국을 통한 위치추적의 한계로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곧이어 A씨로부터 오전 11시 33분 두 번째 긴급호출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이번엔 피해자의 주거지 쪽으로도 나뉘어 출동했고, 8분 뒤인 11시 41분쯤 피해자 주거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경찰이 A씨를 발견했을 때 A씨는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일 A씨는 “전 남자친구가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면서 경찰에 분리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조치를 했다.
법원은 이틀 뒤 전 남자친구에 대해 ▲100m 이내 접근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 잠정 조치를 결정했다.
경찰은 이러한 내용을 전 남자친구에게도 고지했다. 또 사건 발생 전날까지 7차례 A씨의 신변을 확인했다.
A씨는 전날까지 지인의 집에서 생활하다가 이날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전날 경찰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아직까지 전화 온 것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았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는 20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의 전 남자친구인 30대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하면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