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23일만에 맞아 숨진 父…면회 때 우시던 게 마지막”

“요양원 23일만에 맞아 숨진 父…면회 때 우시던 게 마지막”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3-16 10:50
수정 2023-03-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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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A(85·남)씨의 멍든 손. 유족 제공/SBS 8뉴스
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A(85·남)씨의 멍든 손. 유족 제공/SBS 8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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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A(85·남)씨의 멍든 손. 유족 제공/SBS 8뉴스
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A(85·남)씨의 멍든 손. 유족 제공/SBS 8뉴스
치매 노인이 요양보호시설 입소 한 달도 안 돼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요양원이 피해 노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유족 주장에 따라 원장과 사무국장 등 요양원 관계자들을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경기 파주 모 요양원에서 지내던 치매 환자 A(85·남)씨가 사망했다. 요양원 입소 23일 만이었다.

SBS 8뉴스에 따르면 A씨는 하루 전 구토 등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외부 충격에 의한 급성 뇌출혈’ 소견을 냈다.

요양원 측은 경위를 따져 묻는 유족에게 “다른 환자와 다툼이 있었다”며 폭행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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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 파주 모 요양원에서 한 입소자(보라색 상의)가 휠체어 탄 치매 노인에게 접근하고 있다. 요양원 CCTV/SBS 8뉴스
지난달 경기 파주 모 요양원에서 한 입소자(보라색 상의)가 휠체어 탄 치매 노인에게 접근하고 있다. 요양원 CCTV/SBS 8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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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 파주 모 요양원에서 한 입소자(보라색 상의)가 휠체어 탄 치매 노인을 폭행하고 있다. 요양원 CCTV/SBS 8뉴스
지난달 경기 파주 모 요양원에서 한 입소자(보라색 상의)가 휠체어 탄 치매 노인을 폭행하고 있다. 요양원 CCTV/SBS 8뉴스
문제는 숨진 노인 A씨가 다른 환자들에게 폭행당한 것이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경찰과 유족이 요양원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달 11~18일 사이 CCTV에 찍힌 폭행만 총 6건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A씨가 11일과 12일, 14일(2회), 17일, 18일 2명의 환자로부터 폭행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CTV에 찍히진 않았으나 요양원이 인정한 입소 첫날(1월 27일) 폭행까지 합하면 총 7건으로 추정된다.

특히 14일 폭행 영상에는 A씨가 휠체어에 묶인 채 다른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맞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그러나 요양원이 폭행 사실을 가족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A씨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가족이 캐물으면 그제야 환자 간 다툼이 있었다고 통보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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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A(85·남)씨의 멍든 얼굴. 유족 제공/SBS 8뉴스
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A(85·남)씨의 멍든 얼굴. 유족 제공/SBS 8뉴스
유족은 환자 보호를 소홀히 했다며 지난 7일 요양원을 고소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가해 환자 2명은 폭행 치사로, 원장과 사무국장 등 요양원 관계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A씨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A씨의 딸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CCTV 영상을 보니 가해자들이) 팔을 내팽개치고 주먹질을 시작하더라”며 “계약서에 있는 몇 안되는 항목 중 하나인 ‘보호자에게 고지할 의무’만 지켰어도 조처를 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전문적으로 잘 보살펴줄 것이라 믿었다. (아버지의) 면회 때 우시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해 요양원 측은 SBS에 치매 노인들의 우발적 행동을 모두 관리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요양원 측 관계자는 “공간 특성상 분리 조처를 할 수는 없었다. 신체를 구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명씩 보살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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