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 서류 위조해 보증금반환보증 가입…부산서 149명 보증금 180억 가로챈 건물주 구속

전세계약 서류 위조해 보증금반환보증 가입…부산서 149명 보증금 180억 가로챈 건물주 구속

정철욱 기자
정철욱 기자
입력 2023-12-05 14:48
수정 2023-12-05 14: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부산남부경찰서는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능력과 의사가 없으면서도 임차인 149명을 모집해 183억여원을 가로챈 A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부산남부경찰서는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능력과 의사가 없으면서도 임차인 149명을 모집해 183억여원을 가로챈 A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위조한 서류를 제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고 임차인들을 모으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인 149명의 전세 보증금 183억원을 가로챈 40대가 구속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A(40)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전세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2019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49명에게 전세를 놓고, 임차인들에게 보증금 183억 6000여만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세 보증금을 받으면 그 돈으로 건물을 매입하는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부산 지역 11개 오피스텔 건물에 190호를 소유했다. A씨는 무리한 갭투자로 건물에 저당이 많이 잡혀있는데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해주겠다”거나 “근저당권 설정을 없애겠다”며 임차인을 모집했다.

임대사업자인 A씨는 전세 계약을 체결하려면 반드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단,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려면 근저당 설정 금액과 보증금 총액이 건물 시세의 15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임차인 몰래 보증금을 실제보다 축소한 위조 임대차 계약서를 HUG에 제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제출한 위조 계약서는 총 34건이지만, 오피스텔 전체 건물에 대한 공동 담보가 잡혀 있는 상황이라 HUG는 위조 서류가 제출된 호실 뿐만 아니라 해당 건물 전체 호실에 대한 보증 가입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7개 건물의 임차인 60여명이 보증금 약 70억원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다.

경찰은 또 A씨가 자본이 없고, 나머지 4개 건물도 근저당이 많이 설정돼 전세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상황임에도 임차인을 모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11개 건물 모두 경매로 처분하더라도, 1순위 채권자가 채권을 회수하고 나면, 임차인들이 돌려받을 보증금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을 압수해 수사한 결과 A씨가 B씨에게 많은 돈을 빌리고, 보증금 일부가 B씨에게 흘러간 정황을 확인하고, B씨를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