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아동 돕고 상처 극복”… 그날의 생존자, 치유자가 됐다

“트라우마 아동 돕고 상처 극복”… 그날의 생존자, 치유자가 됐다

강동용 기자
강동용 기자
입력 2024-04-15 18:34
업데이트 2024-04-1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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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자의 10년

비영리단체 ‘운디드 힐러’ 활동
인형극으로 마음 대처방법 공유
“얘들아 우리 이젠 잘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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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을 위한 공간 ‘쉼표’에서 생존자 송지인(가명)씨와 윤현서(가명)씨가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세월호 리본을 보고 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을 위한 공간 ‘쉼표’에서 생존자 송지인(가명)씨와 윤현서(가명)씨가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세월호 리본을 보고 있다.
“시작은 ‘세월호’였지만 다양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트라우마)를 어루만져 주는 단체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침몰하던 세월호에서 겨우 빠져나온 송지인(27·가명)씨와 윤현서(27·가명)씨는 단원고 동창 3명과 함께 비영리단체인 ‘운디드 힐러’(상처 입은 치유자)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운디드 힐러를 만든 송씨는 “참사 생존자로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트라우마 대처법을 비슷한 상처를 가진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운디드 힐러에서 활동가로 일하는 윤씨는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우리의 상처도 치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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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가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간직하고 있는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의 명찰.
송씨가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간직하고 있는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의 명찰.
운디드 힐러는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인형극 활동을 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다루는 법을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나눈다. 송씨는 “인형극이 끝나고 나서 한 아이가 주인공이었던 인형을 붙잡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모습을 봤다”며 “‘괜찮다’고 다독여 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하는 일이 그래도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참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두 사람은 또래의 다른 이들처럼 대학을 졸업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누군가를 돕겠다’는 생각이 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사람이 “굳이 이름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한 이유도 그동안 세월호, 단원고 출신이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상처와 오해가 컸기 때문이다.

송씨는 “참사 이후 10년간 사회가 참사 피해자들을 대하는 방법이나 사회적 체계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운디드 힐러 활동을 통해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그래서 ‘우리 그래도 이제는 잘살고 있다’고 (먼저 간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 강동용 기자
2024-04-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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