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최근 개발한 고품질 로얄젤리를 만드는 데 특화된 꿀벌 ‘젤리킹’. 농진청 제공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국내 토종벌 유전자를 보호하고자 지난 2020년 부안군 위도면에 ‘꿀벌 위도 격리 육종장’을 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격리 육종장은 3만 6791㎡ 면적에 연구동, 사육사, 창고동, 밀원포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연구동에는 수벌의 정액을 채취하고, 여왕벌에 주입하는 인위적인 수정과정의 정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꿀벌 인공수정연구실이 있다. 다른 꿀벌이 날아올 수 없는 동떨어진 섬이라는 특징을 활용해 유전 연구가 진행 중이다. 꿀벌의 여왕벌은 공중에서 여러 마리의 수벌과 교미하기 때문에 특정 품종의 우수한 유전 형질을 보존하기 어렵다. 주변에 꿀벌이 없는 위도는 철저한 계획교배가 가능한 격리된 육종장을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0년 부안군 위도면에 ‘꿀벌 위도 격리 육종장’을 만들고 국내 토종벌 유전자 보호와 증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농진청 제공
젤리킹 품종 능력 검사. 농진청 제공
농진청 관계자는 “격리 육종장을 통해 국가유전자원의 안정적인 보존과 우수 품종의 조기 보급 등이 가능하게 됐다”며 “다양한 양봉산물 다수확 품종 개발을 통해 양봉농가 소득 안정화와 우리 양봉산업의 발전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만금에는 대규모 꿀벌 서식지도 마련됐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은 한국양봉협회와 함께 새만금 농업용지에서 자생하는 아까시나무 군락을 활용해 이곳에 꿀벌 서식 환경을 위해 벌통 설치 장소를 제공했다. 아까시나무 개화 시기인 지난 5월 12일부터 2주 동안 벌통을 설치해 새만금 방수제를 꿀벌 서식지로 만든 것이다.
아까시나무 분포 현황. 그린피스(Green Peace)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2023)’
농생명용지 1-1공구 생태환경용지 일원의 아까시나무 군락.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제공
김동인 사업단장은 “아까시나무를 활용해 새만금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복원하는 동시에 양봉농가 소득증대 기반을 마련할 좋은 기회”라며 “꿀벌실종이라는 세계적 위기 상황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