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연을 세계의 정원으로”… 정원도시 조성 나선 제주

“제주 자연을 세계의 정원으로”… 정원도시 조성 나선 제주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8-15 11:57
수정 2024-08-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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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민간정원 2호인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정원을 둘러보며 김봉찬(오른쪽) 베케정원대표 등과 함께 민간정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민간정원 2호인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정원을 둘러보며 김봉찬(오른쪽) 베케정원대표 등과 함께 민간정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곶자왈 같은 독특한 자연 환경을 활용한 정원도시 조성에 나선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인프라 확충과 인력 양성 등 종합적인 정원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영훈 도지사는 지난 12일 서귀포시 효돈동에 위치한 도내 대표 민간정원인 베케(밭을 일구며 나온 돌들을 쌓아 생긴 돌 무더기란 뜻의 제주어)정원을 찾아 정원산업 관계자들과 민간정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 민간정원 제2호로 지정된 베케정원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질서가 담긴 자연주의 정원으로 ‘천연 굼부리(분화구) 위에 지은 집’으로 불린다. 50여 종의 양치식물이 서식하는 고사리의 집인 퍼너리정원을 비롯해 이끼·빗물정원, 폐허정원, 숙근초정원, 베리정원 등으로 꾸며져 힐링·휴식 공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조성에 참여한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 씨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주의 정원의 가치와 아름다움이 담겨있다”고 베케정원을 극찬했다.

김봉찬 베케정원 대표는 “독일에서 폐수처리장을 정원으로 탈바꿈하고, 뉴욕 도심 속에 정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면서 “제주의 오름과 초원의 특성을 살린 정원 조성과 함께 도시 속에 정원을 꾸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오름에 초원이 많은데 환경파괴를 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길, 길이 예술이 되는 곳을 만들면 엄청난 감동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정원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정원문화 조성 및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 중이다. 이를 통해 국가·지방정원 신규 조성 등 정원 인프라 확충과 시민정원사 양성, 정원산업박람회 개최 등 정원산업 육성에 힘쓸 계획이다.

오 지사는 정원도시 조성과 관련 “제주라는 도시 전체가 생태적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우리가 가진 좋은 자원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 자원들을 잘 활용해서 어떻게 유의미한 공간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더 많은 논의와 지혜, 협력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원도시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면서 조례 제정을 이뤄내고 정원 조성을 단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제주에는 ▲민간정원 1호 생각하는 정원(한경면) ▲베케정원(효돈동) ▲머들정원(남원읍) ▲가시림 정원(표선면) ▲사월의 꿩 정원(구좌읍) ▲포레스트사파리 정원(조천읍) ▲초록생태마을 정원(애월읍) ▲원생정원(중문동) 등 총 8개의 민간정원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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