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 레이저 포인트로 극복
풋살팀은 수신호 통해 운동 즐겨
![암벽등반 모임 ‘싱클벙클’의 운영자 한승진(뒷줄 가운데)씨와 크루원들이 클라이밍과 청각장애를 합친 의미의 손동작을 하고 있다. 한승진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3/SSC_20250203152228_O2.png.webp)
한승진씨 제공
![암벽등반 모임 ‘싱클벙클’의 운영자 한승진(뒷줄 가운데)씨와 크루원들이 클라이밍과 청각장애를 합친 의미의 손동작을 하고 있다. 한승진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3/SSC_20250203152228_O2.png.webp)
암벽등반 모임 ‘싱클벙클’의 운영자 한승진(뒷줄 가운데)씨와 크루원들이 클라이밍과 청각장애를 합친 의미의 손동작을 하고 있다.
한승진씨 제공
한승진씨 제공
“농인(수어를 일상언어로 사용하는 청각 장애인) 클라이머들은 체력적인 문제보다 소통이 어려워서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암벽등반 모임 ‘싱클벙클’을 만든 한승진(27)씨는 한국수어의 날인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인 클라이머들은 암벽을 오르다 구조물에 동선이 막혔을 때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수 없다”며 “의사소통의 장벽을 뛰어넘게 해 준 건 ‘레이저 포인트’였다”고 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도전하지 못할 운동은 없다’는 취지로 한씨가 만든 이 모임에는 농인 14명, 청인(청각장애가 없는 비장애인) 1명이 활동 중이다. 비장애인은 주변 클라이머나 코치의 조언을 듣고 실시간으로 등반 전략을 바꾸지만, 농인들은 그럴 수 없어서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한다. 한씨는 “저희가 운동하는 모습을 본 비장애인 클라이머가 ‘레이저 포인트를 빌려줄 테니 등반하는 사람에게 레이저로 다음 동작을 안내해 보라’고 제안해 줬다”며 “지금도 운동할 때마다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농인 풋살 모임 ‘데프스피릿’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샛별(36)씨도 팀원들과의 수신호를 통해 운동을 즐긴다. 이씨는 “풋살은 경기 중 빠르게 움직이면서 정확하게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며 “소리로 소통하기는 어려워 수신호를 정했다”고 했다. 예컨대 양 손바닥을 아래로 내리면 ‘공을 나에게 달라’, 양손을 높이 들면 ‘나 여기 있다’는 의미다.
이씨는 “운동을 하며 여러 사람과 어울리면 ‘나도 이 사회의 중요한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며 “듣지 못하는 게 어떤 장벽도 될 수 없다는 것도 느낀다”고 강조했다.
2025-02-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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