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대청호 쓰레기 모아둔 밧줄 ‘싹둑’…5일간 수거 작업 허사

한밤중 대청호 쓰레기 모아둔 밧줄 ‘싹둑’…5일간 수거 작업 허사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09-04 17:57
수정 2018-09-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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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까지 밀려온 대청호 쓰레기
마을까지 밀려온 대청호 쓰레기 지난달 26일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1만5천㎥의 쓰레기가 마을까지 떠밀려 들어오고 있다. 4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에서 차단 작업을 하던 관계자는 “부유물 차단망이 터져 쓰레기가 대청호 전역으로 퍼졌다”며 “현재 수거작업이 중단됐으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018.9.4
연합뉴스
대청호에서 집중호우로 떠내려온 쓰레기를 모아 묶어둔 밧줄이 한밤 중에 훼손돼 5일간의 수거 작업이 허사가 됐다. 누군가 일부러 밧줄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수거업체와 한국수자원공사 측 입장이다.

4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에 따르면 전날밤 충북 옥천 군북면 대청호 선착장에 쓰레기를 가둬둔 밧줄이 끊기면서 호수가 삽시간에 쓰레기 천지로 변했다.

쓰레기 수거작업에 투입됐던 방모(68)씨는 연합뉴스에 “오전 7시쯤 호수에 나와보니 선착장 주변에 모아둔 쓰레기가 흩어져 수면을 가득 뒤덮었고, 쓰레기 더미를 묶었던 밧줄도 군데군데 끊겨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지난달 26∼30일 내린 집중호우로 1만 5000㎥의 쓰레기가 떠밀려 들어왔다. 쓰레기의 90%는 나뭇가지와 풀 등 초본류이고 나머지 10%는 빈병, 플라스틱 등 생활쓰레기다. 심지어 장롱이나 TV,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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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뒤덮은 쓰레기
대청호 뒤덮은 쓰레기 지난달 26일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1만5천㎥의 쓰레기가 마을까지 떠밀려 들어오고 있다. 4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에서 차단 작업을 하던 관계자는 “부유물 차단망이 터져 쓰레기가 대청호 전역으로 퍼졌다”며 “현재 수거작업이 중단됐으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018.9.4
연합뉴스
수공은 댐 본류로 통하는 길목에 펜스를 설치해놓고 이곳에 모아진 쓰레기를 그물망으로 포위한 뒤 밧줄로 묶어 호숫가로 끌어낸다.

수공과 계약한 수거업체는 지난달 30일부터 선박 2척과 20여명의 인부를 투입해 이 같은 방식의 수거작업을 했다.

닷새간의 작업 끝에 수면을 가득 뒤덮었던 쓰레기는 호숫가로 끌려 나와 선착장 부근에 거대한 섬을 이룬 상태였다.

수공 관계자는 “어제부터 포크레인을 동원해 호수 안 쓰레기를 선착장으로 퍼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인데, 어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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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쓰레기 수거작업 중단
대청호 쓰레기 수거작업 중단 지난달 26일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1만5천㎥의 쓰레기가 마을까지 떠밀려 들어오고 있다. 4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에서 차단 작업을 하던 관계자는 “부유물 차단망이 터져 쓰레기가 대청호 전역으로 퍼졌다”며 “현재 수거작업이 중단됐으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018.9.4
연합뉴스
수공 측은 쓰레기를 수거하는 밧줄이 과거에도 몇차례 끊긴 적이 있었지만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수공 관계자는 “어민들이 이용하는 어선이나 수상스키 등 레저활동을 하는 동호인이 통행하다 밧줄이 끊어지는 상황이 더러 있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갔었다”며 “하지만 이렇게 밧줄이 여러군데 절단되고 상황이 심각한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방씨는 “절단된 밧줄 중에는 지름 1.6∼1.8㎝에 이르는 굵은 줄로 여러 개”라며 “예리한 칼이나 낫으로도 끊기 어려운데, 군데군데를 잘라놨다”고 고의성을 지적했다.

수공과 수거업체는 이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흩어진 쓰레기 수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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