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도착 전 구조하다 ‘참변’…담양고속道 모자 사망 사건 전말

119 도착 전 구조하다 ‘참변’…담양고속道 모자 사망 사건 전말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3-18 13:50
수정 2024-03-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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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피해자 돕던 중 후속 사고에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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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4.3.18 전남 담양소방서 제공
지난 17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4.3.18 전남 담양소방서 제공
이주여성 운전자와 자녀 등 모두 3명이 숨진 고창담양고속도로의 ‘연쇄 추돌사고’는 119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다른 부상자를 구조하다가 뒤따르던 고속버스 추돌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0분쯤 담양군 대덕면 고참담양 고속도로 고창 방면 40㎞ 지점에서 사고로 숨진 SUV 운전자 A(48·남)씨는 사고 현장에서 부상자를 구출하던 중 함께 참변을 당했다.

당시 사고 승용차인 모닝은 고속도로 2차로를 달리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를 잇달아 충돌한 뒤 1차로 한가운데 멈춰 섰다. 뒤따르던 A씨의 SUV는 승용차와 충돌한 뒤 1차로에 멈춰 섰고, 승용차는 사고 충격에 2차로까지 밀려났다.

승용차 안에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운전자 B(37·여)씨와 그의 첫째(7)·둘째(6) 아들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었다. 1차 사고 뒤 SUV에서 내린 A씨는 갓길로 몸을 피하는 대신, 승용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B씨와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발을 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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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현장에서 수습 중인 모습. KBS 1TV 캡처
사고 직후 현장에서 수습 중인 모습. KBS 1TV 캡처
긴박한 사고 구조 작업에는 현장을 지나던 다른 차량 운전자들도 합세했다.

사고 차량이 고속도로 1~2차로에 나란히 멈춘 상황에서 부상자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운전자들은 서로 휴대전화 불빛을 비춰가며 B씨와 어린 두 아들을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 와중에 1~2차로를 나란히 달리던 관광버스들이 사고로 멈춰 서있던 SUV와 승용차를 피하지 못하면서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A씨, B씨와 둘째 아들 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B씨의 첫째 아들과 관광버스 탑승객 등 5명도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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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7시10분께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 고창 방면 40㎞ 지점에서 차량 4대가 연속으로 추돌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담양소방서 제공
17일 오후 7시10분께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 고창 방면 40㎞ 지점에서 차량 4대가 연속으로 추돌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담양소방서 제공
경찰 조사 결과 1차 사고부터 3명이 한꺼번에 숨진 3차 사고까지 걸린 시간은 6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난 지점은 곡선 구간인 데다 가로등마저 드문드문 있는 상태에서 날이 저물면서 어두웠고, 휴일을 맞아 고속버스 등 차량 통행까지 잦은 상황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였다.

경찰은 사고를 낸 관광버스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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