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로 불 피워 식사까지… 열대야에 무개념 한라산 ‘차박’ 기승

버너로 불 피워 식사까지… 열대야에 무개념 한라산 ‘차박’ 기승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8-19 13:45
수정 2024-08-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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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이 한라산 어리목 등 주차장에서 ‘차박’하는 불법 야영행위가 기승을 부리자 단속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이 한라산 어리목 등 주차장에서 ‘차박’하는 불법 야영행위가 기승을 부리자 단속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 제공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라산국립공원이 ‘차박’을 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지면서 불법 야영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 5건의 불법 야영 행위를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한라산 차박은 여름철 어리목 입구 주차장과 1100고지 휴게소 주차장 등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두 곳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인데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있어 인터넷 등에서는 차박 ‘명소’로 알려졌다.

특히 해발 1000m 내외의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어 해안가보다 상대적으로 10도 이상 기온이 낮아 차박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어리목 입구 넓은 무료주차장이 있는데, 지난해 여름에 이곳에서 장기간 차박을 하면서 출퇴근을 했다”며 “화장실도 있는 주차장이고, 고도도 높아 시원한 편”이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관리소 관계자는 “차박이 의심되면 단속에 앞서 이동 조치해달라고 한다”며 “이동 조치 권고를 하면 캠핑카들이 이동했다가도 다음날 와 보면 다시 같은 장소에 있어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불법 야영 행위는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 50만원의 과태료 대상이다. 버너 등으로 불을 피워 식사를 해결하는 행위도 적발됐다.

도는 한라산 입산객 증가 추세에 대응하고, 지정 탐방로를 벗어난 무단 입산과 불법 야영 등의 행위가 잇따르자 집중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불법행위가 증가하는 금요일과 주말, 야간 시간대에 집중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감시용 드론과 단속무인감시카메라를 적극 활용해 넓은 지역과 계곡 등에 대한 입체적인 감시도 병행한다.

주요 단속 대상은 ▲공원 내 지정되지 않은 탐방로 무단출입 ▲불법 야영·취사 행위 ▲야간산행 ▲흡연 등으로 적발될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최대 2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국립공원 내에서 지정되지 않은 탐방로 무단출입, 불법야영 등 불법 무질서 행위들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불법·무질서 행위로 환경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라산 불법행위는 2020년 149명, 2021년 122건, 2022년 155건, 2023년 59건에 이어 올해 7월말 기준 25건(무단출입 19건, 흡연 3건, 기타 3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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