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고속도로 달렸다”…비틀비틀 화물차에 ‘위험 직감’한 경찰관

“맨몸으로 고속도로 달렸다”…비틀비틀 화물차에 ‘위험 직감’한 경찰관

이보희 기자
입력 2025-02-04 17:21
수정 2025-02-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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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당 쇼크로 정신 잃은 운전자…경찰관이 구조
충북경찰청 홍학기 경위 “몸이 먼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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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저혈당 쇼크로 곡예 주행을 하던 화물차 운전자를 구하러 뛰어가는 경찰. 충북경찰청 제공
고속도로에서 저혈당 쇼크로 곡예 주행을 하던 화물차 운전자를 구하러 뛰어가는 경찰. 충북경찰청 제공


한 경찰관이 고속도로에서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태의 화물차 운전자의 차량을 멈춰 세우며 큰 사고를 막았다.

4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가 평택 제천 간 고속도로 제천 방향 118㎞ 지점에서 갓길과 2차로를 걸쳐 비틀거리며 서행하는 4.5t 화물차량을 목격했다.

홍학기 경위는 아슬아슬한 주행을 이어가던 화물차를 보고 스피커를 통해 정지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화물차는 터널 옹벽을 들이받고 위험천만한 주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 운전자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직감한 홍 경위는 순찰차에서 내려 화물차를 향해 달렸고, 화물차 조수석 쪽으로 뛰어올라 차량에 탑승했다.

운전자가 정신이 없는 것을 확인한 홍 경위는 운전자를 깨우고 차량을 멈춰세웠다. 운전자는 다친 곳 없이 차량에서 내렸고 화물차는 홍 경위 동료가 안전하게 갓길로 옮겨 고속도로공사에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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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홍학기 경위. 충북경찰청 제공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홍학기 경위. 충북경찰청 제공


홍 경위는 “운전자가 음주나 약을 먹지 않았다”며 “왜 이렇게 됐는지를 인지 못 할 정도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물차 운전자는 운전 중 당뇨로 인한 저혈당 쇼크로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고속도로에서 2차 교통사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홍 경위는 “경고 방송을 하고 난 뒤 화물차가 ‘쿵’ 하는 순간이 있어서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도중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뒤에서 차가 오는지를 확인하고 순찰차에서 내려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물차를 내가 세울 수 있을까 많이 망설였다”면서도 “화물차에 타서 핸들을 꺾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만 했다.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저혈당 쇼크가 오면 뇌 기능이 멈추면서 의식을 잃게 된다. 운전 중 기운이 빠지고 식은땀이 나는 등 저혈당 증세가 나타날 경우, 주행을 멈추고 가급적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설탕이나 주스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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