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성희롱·성차별 발언 교수 수업 철회…늑장 대처 비판

경기대, 성희롱·성차별 발언 교수 수업 철회…늑장 대처 비판

김서연 기자
입력 2017-02-28 14:28
업데이트 2017-02-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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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해당 강의실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해당 강의실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경기대가 “남자는 여자에게 돈을 대주고 여자는 남자의 종이 되는 것” 등의 성희롱·성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교수의 강의를 개강 직전 철회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가 국가인권위의 공문을 받고서야 ‘늑장 대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28일 경기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모학과 A교수는 성희롱 및 성차별 발언 등으로 학내 감사팀과 양성평등위원회 조사를 받는 중이다.

지난해 말, 해당 학과 일부 재학생들은 그동안 A교수의 성희롱 발언 등으로 피해를 봤다면서 그의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과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 자체 설문조사 결과 등을 학교에 제출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A교수는 수업시간에 “여자는 무기가 많다. 하이힐로 남자 ○○(중요부위) 때리고 속 썩이면 눈과 코를 찌르는 등 표현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다”, “남자는 여자에게 돈을 대주고, 여자는 남자의 종이 되는 것이다” 등의 성희롱 및 성차별 발언을 했다.

한 재학생은 “교수가 언제는 뽀뽀 안 해봤으면 손을 들어보라더니 ‘뽀뽀도 안 했으면 수업에서 나가라고 하려고’라고 했다”면서 “여자는 시집이나 잘 가면 된다. 뭣 하러 취직하려 하냐. (나이를 묻고선) 곧 있으면 가치가 없다. 아무도 안 데려가니깐 빨리 시집이나 가라‘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수업 중 A교수로부터 성희롱 및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자는 76명 중 69명으로 90%에 달했다.

학교는 이 같은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도 올해 1학기 전공 및 교양 수업에 A교수를 배정했다. 현재 2차 수강신청까지 모두 마감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방학에 해외에 있던 교수 스케줄 때문에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징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수업에서 제외하는 건 교원 지위 관련 규정을 침해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학내 양성평등위원회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A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교가 방학 동안 A교수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다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학생들의 수업권 보호를 위한 조치 여부’ 공문을 전달받고 나서야 A교수를 수업에서 제외했다고 비판했다.

한 재학생은 “교수의 비교육적인 행태를 알릴 당시만 해도 학교의 신속한 대처를 기대했으나 이번 강의시간표에서 A교수의 이름을 확인하고 당혹스러웠다”면서 “늦게나마 교수가 수업에서 빠져 다행이지만, 수강신청 때 A 교수 이름을 확인한 학생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면서 학교가 애초부터 학생들을 배려할 수 없었는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A교수는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국가인권위 등) 국가기관 조사 등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학교 측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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