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물 4시간 생존’ 슈퍼식중독균에 학교급식 비상

‘끓는물 4시간 생존’ 슈퍼식중독균에 학교급식 비상

입력 2014-04-02 00:00
수정 2014-04-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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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도내 식중독 원인균 ‘클로스트로디움’ 최다 도교육청, 육가공식품 사용 자제·원재료 가열토록 권고

경기도 학교 급식에 클로스트로디움퍼프린젠스(이하 클로스트로디움)균 비상이 걸렸다.

100℃에서 4시간을 끓여도 죽지 않는 ‘슈퍼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로디움균이 지난해부터 식중독 발생의 주범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평택의 한 중·고등학교의 식당에서 점심 급식을 먹은 중·고등학생과 교직원 61명이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증상이 심해 일부는 수일간 통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영등포의 한 중학교에서도 학생 100여명이 점심 급식 후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두 학교는 공교롭게도 같은 업체에서 받은 족발을 학생들에게 배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관계 당국은 족발과 같은 식육가공품에서 주로 발견되는 강력한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로디움균을 ‘범인’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클로스트로디움균은 다른 균과는 달리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가열해도 잘 죽지 않는 습성이 있다.

이 균의 한가지 형태인 아포성 클로스트로디움균은 100℃에서 4시간을 끓여도 죽지 않는다.

또 공기가 없어도 잘 자라는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일단 가공식품이 이 세균에 감염되고 나면 진공포장을 하더라도 균이 죽지 않는다.

이처럼 강력한 생명력을 가진 식중독 세균인 클로스트로디움균의 검출빈도가 작년 갑자기 늘었다.

작년 경기도 7개 초·중·고에서 식중독이 발생해 282명의 학생이 구토와 설사로 고통받았는데, 이 가운데 3개교에서 클로스트로디옴균이 검출됐다.

2011∼2012년 식중독 원인균 1위를 차지했던 노로바이러스는 클로스트로디옴균에 밀려 2개교에서만 발견됐다.

경기도교육청은 클로스트로디움균이 급증한 데 이어 지난달에만 도내 3개 고교에서 4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자 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급식 담당자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지역 교육청별 초·중·고등학교에서 식중독 예방교육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식육가공품이나 비가열 식품은 사용을 자제하고 원재료를 가열해 식단을 짜도록 권고하는 한편 위생관리도 철저히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도교육청 측은 학생들의 식품선호도에 따라 단백질 가공품으로 만든 반찬이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도교육청 친환경급식과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공장에서 일차적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학교가 위생상태 점검을 간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하고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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