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에도 드리워진 ‘고령화의 그늘’

헌혈에도 드리워진 ‘고령화의 그늘’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8-06-13 21:24
수정 2018-06-1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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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헌혈자 4년새 22만명 급감

작년 139만명… 비율 47%로 ↓
10대가 91만명 36%→31%로 뚝
10~20대 줄어 헌혈률 6% 하회
30대 이상 비율 4년후 42%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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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을 주도하던 학생 헌혈자가 4년 만에 22만명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체 헌혈자 중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50% 아래로 떨어졌고, 이제 45% 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반대로 혈액이 필요한 노인은 해마다 급증해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위해 혈액 정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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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보건복지부가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을 맞아 공개한 헌혈 통계자료에 따르면 10·20대 학생 헌혈자 수는 2013년 161만명에서 지난해 139만명으로 줄었다. 전체 헌혈자 중 학생 헌혈자 비율은 같은 기간 55.2%에서 47.4%로 7.8% 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회사원 헌혈자 비율은 17.7%에서 21.7%로 증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독려로 군인과 공무원 헌혈 비율도 높아졌다. 군인은 14.1%에서 15.7%, 공무원은 2.1%에서 2.8%로 각각 늘었다.

연령대별로 10대 헌혈자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르다. 16~19세 헌혈자는 2013년 106만명에서 2016년 92만명으로 100만명 선이 처음으로 무너졌고 지난해는 91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연령대 중 비율은 36.3%에서 31.2%까지 내려갔다. 20대도 같은 기간 123만명에서 117만명으로 줄었고 비중은 42.3%에서 39.8%가 됐다.

반대로 30대 이상 헌혈자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다. 10·20대 헌혈자가 계속 줄면서 국내 헌혈률은 2014년과 2015년 6.1%에서 2016년 5.6%, 지난해 5.7%로 2년 연속 6% 선을 밑돌고 있다.

군인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헌혈 독려와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참여로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수술 증가와 한파 등의 영향이 겹치면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듬해인 2016년에는 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한파 영향으로 헌혈자가 크게 줄면서 O형 혈액 보유량이 1.8일분으로 내려갔다.

적정 혈액 보유량은 5일분 이상으로, 1일분 아래로 내려가면 비상 상황으로 간주된다. 당시 복지부는 말라리아 유행지역 헌혈을 임시로 허용하는 고육책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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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헌혈자가 해마다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여성 헌혈자 수는 2014년 92만명에서 지난해 80만명으로 12만명 정도 급감했다. 전체 헌혈자 중 여성 헌혈자 비율은 같은 기간 30.0%에서 27.2%로 줄었다. 여성을 중심으로 헌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다이어트 영향으로 헌혈 부적격자가 늘어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복지부는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지난해 29%에 머물던 30대 이상 헌혈자 비율을 2022년까지 42%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5년 기준으로 일본은 30대 이상 헌혈자 비율이 78%, 프랑스는 73%에 이른다. 또 혈액의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2022년까지 혈액원과 의료기관을 아우르는 ‘혈액수급 정보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혈액 사용량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8-06-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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