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버스 등 확진자와 2m내 15분 머물면 감염 가능성”

“지하철·버스 등 확진자와 2m내 15분 머물면 감염 가능성”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0-03-12 23:38
수정 2020-03-1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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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감염력 어느 정도일까

마스크·손씻기 소홀 땐 위험성 더 커져
“숨 쉴 때 코로도 바이러스 나와” 주의도
실제 대중교통 이용 감염 아직 없어
빽빽한 출퇴근 지하철
빽빽한 출퇴근 지하철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직원들 중 일부가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을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2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가득한 열차가 신도림역 승강장에 도착하고 있다. 신도림역은 하루 평균 수송량 9만명, 환승객 39만명에 달하는 서울 최대 환승역으로 꼽힌다.
뉴스1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들이 주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콜센터 인근의 신도림역은 하루 이용객이 40만명을 웃돌고 구로역은 하루 3만 5000명가량 이용한다. 이 때문에 버스와 지하철이 수도권 감염병 전파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지난 1월 코로나19 첫 확진환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방역당국이 확인한 사례 가운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기 감염된 환자는 없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승객이 과도하게 밀집한 출퇴근 대중교통, 승객과 기사와의 거리가 가까운 택시 등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 머물렀다면 어느 정도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진환자와 2m 이내 15분 이상 접촉’이란 조건을 충족한다면 대중교통에서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고 손을 깨끗이 했다면 위험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둘 중에 하나라도 소홀히 했다면 확진환자와 2m 반경 내에 15~20분 정도 있었던 사람은 충분히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승객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더라도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면 비말(침방울)이 멀리 튀지는 않지만 자신의 얼굴에 묻을 수는 있다”며 “비말이 묻은 얼굴을 만지고서 손잡이 등을 잡으면 바이러스가 다른 이에게 옮겨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호흡기 증상이 없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다른 사람까지 위험하게 하는 행동이다. 자신이 감염병에 걸렸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증 상태에서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입뿐만 아니라 숨을 쉴 때 코로도 나온다”면서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입을 열어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하지 않았더라도 코에서 나오는 비말로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그 외 대중교통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권 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질병관리센터도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마주쳐 감염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게 보고 있다”면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전염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이용자들이) 과도하게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3-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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