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동료에 “결혼식 때 보자” 문자… 협박죄 될까

앙숙 동료에 “결혼식 때 보자” 문자… 협박죄 될까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5-09-19 00:24
수정 2015-09-19 01: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견원지간인 직장동료에게 ‘결혼식에서 보자, 기대해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면 법률적으로 ‘협박’일까? 법원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유무죄를 가른 기준은 ‘구체적인 내용’ 여부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김주완 판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31·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2010년 모 대기업에 입사한 A씨는 여자 동기인 B씨와 사이가 틀어져 말도 섞지 않았다. 지난해 말 사내게시판에서 B씨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신분을 감추고 문자메시지를 세 차례 보냈다. 문자메시지는 ‘참나 어이가 없으세요. 사내 커플 이해가 안 간다면서’, ‘당신이 유명해서 다들 혀를 내두른다’ 등 내용이 포함됐다. B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A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B씨에 대해 화해를 시도했다. 그러나 B씨는 사과받기를 거부하며 법적 처벌을 요구했다. 김 판사는 “A씨가 회사에서 받을 징계를 감수하고 결혼식을 실제로 망칠 확률은 낮았다”면서 “B씨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조성했지만 공포심을 갖게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5-09-19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