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리지만, 진실은 이긴다고 믿어”

“오래 걸리지만, 진실은 이긴다고 믿어”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9-01-24 22:50
수정 2019-01-2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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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유죄’ 기자회견 연 서지현 검사

“이번 판결 성범죄 가해자에 엄중 경고
이 순간 고통 겪는 피해자에 용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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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태근 전 검사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고 있다. 사진 왼쪽은 서 검사의 법률 대리를 맡아 온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다. 서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안 전 검사장은 지난 23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뉴스1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태근 전 검사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고 있다. 사진 왼쪽은 서 검사의 법률 대리를 맡아 온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다. 서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안 전 검사장은 지난 23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뉴스1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진실은 이길 수밖에 없다”며 “복직한 후 정의로운 검사로 살아가는 것이 계획이고 희망”이라고 말했다.

서 검사는 24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전 검사장 유죄 판결에 대한 생각과 계획을 밝혔다.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29일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뒤 언론에 알려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을 촉발한 당사자다. 서 검사의 폭로 이후 검찰은 성추행 조사단을 꾸렸고,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전날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서 검사는 “유죄 판결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역시 진실이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성범죄 가해자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고, 이 순간에도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에게는 용기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또한 “검사가 진실·정의를 얘기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던 시간”이라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진실은 밝혀진다는 걸 믿었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장이 선고 직후 “지난해 서 검사가 내부 통신망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 그의 이름을 들어 본 적도 없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 묻자 서 검사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많은 범죄자들이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도 범행을 부인하곤 해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검찰 조사에서) 허위진술한 검사들에게 지금이라도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얼마 전에 검찰 내에 유사한 성추행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소문이 사실이라면 제 사건과 이번 판결이 피해자에게 용기를 줬으면 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검찰에 대한 불신 때문에 생긴 소문 같은데 불신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9-01-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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