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봐주다 술 판매 적발된 외국인…“귀화 불허는 부당”

노래방 봐주다 술 판매 적발된 외국인…“귀화 불허는 부당”

입력 2019-04-01 09:08
수정 2019-04-01 09:0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노래방에서 술을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적발된 외국인의 귀화 신청을 거부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중국인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귀화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오늘(1일) 밝혔다.

한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2015년부터 한국에 거주한 A씨는 2017년 7월 중학교 동창의 부탁으로 사흘간 서울 구로구의 한 노래방을 대신 봐주며 술을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그는 “교통사고를 당한 동창을 위해 잠시 노래방을 봐준 것이며 동창이 알려준 대로 술을 팔았다”며 “술을 파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앞서 A씨는 2016년 특별귀화허가 신청을 했으나 2년 뒤 법무부가 기소유예 이력을 근거로 귀화를 불허하자 소송을 냈다. 국적법은 ‘품행이 단정할 것’, ‘국어 능력과 풍습에 대한 이해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 소양을 갖출 것’ 등을 귀화 허가의 조건으로 규정한다.

재판부는 “급여도 받지 않고 잠시 근무했던 사정과 수사기관 진술 등을 보면 A씨의 행위는 범죄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법에 대한 무지나 과실에서 비롯된 것에 가깝다”며 “A씨가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품성과 행동을 갖추지 못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미 국내에 생활 터전을 형성한 A씨는 귀화가 불허된다면 다시 허가를 받을 때까지 강제퇴거 될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귀화 허가 여부를 결정할 법무부의 재량권을 인정하더라도 이 행위만으로 불허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라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