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하단-발사대 잇는 연결 포트의 기밀유지 실(seal) 파손 확인일단은 경미한 문제로 추정…”신중하게 점검”

26일 나로호 3차 발사 연기를 불러 온 1단 로켓의 헬륨 누설 문제는 로켓 하단과 발사대를 잇는 연결 포트(커플링 디바이스)에서 생겼다는 게 지금까지 파악된 분석 내용이다.

일단은 문제가 경미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과 러시아 양측은 차분하게 점검과 수리를 마친 후 발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 발사추진단장 등은 지금까지 러시아측과 함께 파악한 내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01분께 지상에서 나로호 발사체 내부의 헬륨 탱크로 헬륨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탱크 내부 압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러시아 기술진이 발사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발사체 하부 연료공급라인 연결포트 상부에 설치된 분리면의 기밀유지용 실(seal)이 파손된 것이 확인됐다.

연결포트에는 산화제(액체산소)와 연료(등유·케로신) 주입구와 함께 헬륨과 질소 가스를 넣는 고압 배관이 있고, 연결포트 위에 설치된 분리면은 발사체 이륙과 동시에 분리되도록 돼 있다.

조 단장은 “조립동에서도 두 번 점검하고 직전 리허설에도 점검했을 때 문제 없었는데, 오늘 압력이 낮다는 것을 확인해 주입 작업을 중단하고 점검해 보니 고무성분의 실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 단장은 이와 함께 지름 수 cm 크기의 납작하고 평평한 링 2개를 보여 주면서 “고장난 부품은 고무 재질로 돼 있고 마치 이런 모양처럼 생겼는데, 큰 링과 작은 링을 이중으로 이용해 실(seal·밀봉)을 하므로 이 중 하나가 터지면 최외곽 실도 접합면으로 돌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실은 우리도 여러 종류로 가지고 있고 러시아도 많이 가지고 있다. 재질은 조금 다를 수도 있으나 만약 실만의 문제라면 부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발사체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발사대와 발사체 접촉 부위에서 일어난 부분이라서 수리가 용이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지금까지는 압력에 의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손상된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알지 못하는 원인으로 파손된 것이면 분석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이날 브리핑에서 “빨리 발사하는 것보다는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철저히 다시 점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러시아 연방우주청 포포브킨 청장과의 환담을 통해 “차분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후 발사를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항우연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