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콤파운드 양궁이 쏜 건 ‘기계활’이 아니라 차라리 ‘기적’이었다. 엘리트 선수가 12명뿐이지만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아처리 코리아’ 이름을 떨쳤다. 국제양궁연맹(FITA)에 따르면 한국은 10일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부 콤파운드 단체전에서 4강에 올랐다. 혼성부에서는 동메달을 땄고, 개인전에서는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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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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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희
남자팀은 단체전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강호’ 미국에 227-233으로 졌고, 3·4위 결정전에서도 224-230으로 져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같은 날 혼성부 3~4위전에서 최용희(현대제철)와 석지현(한국체대)이 이란을 155-154로 짜릿하게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7일 개인전 96강에서 15발 합계 150점을 쏴 세계기록 타이를 이뤘던 최용희는 혼성부에서도 신들린 슈팅감을 이어 갔다.
한국 양궁은 세계무대를 주름잡고 있지만 이건 리커브에 국한된 얘기였다. 콤파운드는 활의 양 끝에 도르래가 달렸고 조준경이 장착된 기계활. 리커브와 달리 화살이 직선으로 날아가고 명중률도 높은 편이다. 유럽과 북미 등에서 인기가 높지만 우리나라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도 아니라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
남자 선수는 유일한 실업팀인 현대제철에 2명이 있고, 호남대 2명, 충북체고 2명, 한일장신대 4명, 서울체고 2명 등 총 12명뿐이다. 동호인도 10여명 정도라 아예 ‘저변’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자 콤파운드는 단체전에서 예선 탈락했고, 개인전에서도 출전자 전원이 128강에서 쓴잔을 마셨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단체전 4강 진출과 최용희 16강, 김종호(충북체고) 32강, 민리홍(현대제철) 48강 등 뚜렷한 성적을 거뒀다. 인터넷을 통해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 내용을 보고 기록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집중훈련을 해온 결과다. 장영술 국가대표 총감독은 “콤파운드 불모지 한국이 선전하자 현장에서 모두가 깜짝 놀랐다. 한국 양궁이 균형 있게 발전한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1-07-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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