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혈질·순둥이·성격 좋은 실력파… 노승열이 말하는 ‘3색 캐디’

다혈질·순둥이·성격 좋은 실력파… 노승열이 말하는 ‘3색 캐디’

입력 2012-11-06 00:00
수정 2012-11-0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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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는 골퍼의 동반자이자 그림자다. 둘이 주고받는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우승컵이 오락가락하기 일쑤다. 미프로골프(PGA) 투어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루키’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5일 캐디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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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 연합뉴스
노승열
연합뉴스
지난해 Q스쿨을 통과해 올해 투어 시드를 따낸 노승열은 상금랭킹 42위, 페덱스컵 랭킹 37위로 시즌을 마쳐 투어 카드를 지켜냈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18개 대회 연속 컷을 통과할 만큼 기복이 없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캐디를 세 차례나 바꿔야 했던 웃지 못할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한 시즌 4명의 캐디와 함께하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다.

노승열은 영국인 캐디와 함께 PGA 첫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 체력 부담이 큰 데다 이따금씩 영국의 집에도 가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그러던 중 장타자인 더스틴 존슨(미국)의 캐디가 자신과 친한 캐디를 소개해 줬다. 그러나 이 캐디는 지나치게 다혈질인 점이 문제였다. 노승열이 보기를 하거나 미스샷을 하기라도 하면 못 참겠다는 듯 혼자 분통을 터뜨리며 허공에다 욕을 해대기 일쑤였다. 노승열은 “보기만 하면 나보다 더 화를 냈다.”며 “어떤 때는 그 모습이 무섭기까지 하더라.”고 말했다. 이를 본 경기위원이 넌지시 “캐디를 교체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고, 노승열은 또 캐디 교체를 단행했다.

이번에는 순둥이였다. 좋게 말해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었다. 노승열이 “길게 칠까?”, “짧게 칠까?”라고 물어도 늘 돌아오는 대답은 “오케이”였다. 노승열은 이 캐디와 함께하는 동안 세 차례나 컷오프됐다. 보다 못한 찰리 위(위창수)가 자신과 양용은의 백을 매던 캐디 마이크 베스터(42)를 추천했다. 실력도, 성격도 좋았다. 18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함께했으니 ‘찰떡 궁합’이 따로 없다. 노승열은 “내년엔 그와 함께 한 번도 못 나가 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과 데뷔 첫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11-0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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