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앙숙’ 우즈 앞에 또 무릎 꿇은 가르시아

PGA- ‘앙숙’ 우즈 앞에 또 무릎 꿇은 가르시아

입력 2013-05-13 00:00
업데이트 2013-05-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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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 쿼드러플 보기로 치명타…역대 결승라운드 상대 전적 7전 전패

타이거 우즈(38·미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작은 거인’ 세르히오 가르시아(33·스페인)가 또 눈물을 훔쳤다.

공동 선두로 우즈와 우승 트로피를 다투던 가르시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마의 17번 홀에서 스스로 무너져 선두권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2001년 이 대회 챔프인 우즈와 2008년 우승자인 가르시아의 희비가 갈린 곳은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홀 17번홀(파3)이었다.

라운드 내내 신중함을 잃지 않은 우즈가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쳐 악명 높은 이 홀에서 파로 살아난 반면 핀을 일직선에 놓고 공격적으로 티샷을 날린 가르시아는 두 차례나 티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는 수난 끝에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내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우즈를 꺾을 절호의 찬스를 놓친 가르시아는 연방 허탈한 웃음만 남긴 채 쓸쓸히 클럽하우스 쪽으로 사라졌다.

우즈와 가르시아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에 비교될 정도로 PGA에서 소문난 앙숙이다.

이번 대회까지 PGA 통산 78승을 거둔 챔피언 우즈가 메이저리그 단골 우승 후보인 양키스라면 통산 8승을 거둔 가르시아는 번번이 양키스 벽에 좌절했던 보스턴과 같은 처지다.

도전자는 끊임없이 챔프를 자극하고, 챔프는 이를 애써 무시하듯 우즈와 가르시아도 비슷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도 가르시아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우즈를 공개 비난하고 신경전에 불을 붙였다.

가르시아는 당시 2번홀(파5)에서 세컨드 샷을 날리던 중 우즈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갤러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와 플레이에 방해를 받았고 결국 1타를 잃었다며 우즈를 힐난했다.

그러나 우즈는 “가르시아가 샷을 마쳤다는 경기 진행 요원의 설명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며 “원래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도 아니다”라면서 가르시아의 불만을 늘 있는 일로 치부했다.

’골프황제’답게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우즈가 못마땅하다는 듯 가르시아는 “그와 동반 플레이를 하고 싶지 않다”고 대놓고 분개했으나 실력 차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통산 14차례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수집한 우즈와 메이저대회 무관의 제왕인 가르시아를 선뜻 같은 반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실력과는 별도로 우즈와 가르시아가 사소한 언쟁을 벌일 때마다 둘을 라이벌로 규정하고 뜨거운 관심을 표명해왔다.

둘은 1999년 PGA 챔피언십에서 한 타 차이로 우승(우즈)과 준우승(가르시아)을 나눠 가지면서 호적수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혈질에 골프 신동이라는 이력을 공유한 둘은 1라운드부터 불꽃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당시 미국 신문 USA 투데이를 보면, 1라운드 13번홀(파3)에서 5.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가르시아는 뒤쪽 티 박스에서 티샷을 기다리던 우즈를 향해 당돌하게 인사했다.

이제 막 세계 골프계에 이름을 알리던 그는 훗날 “나를 이기려면 꼭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라는 메시지를 우즈에게 보내고 싶었다”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우즈는 “가르시아처럼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응수했다.

19세 청년이던 가르시아는 그 대회에서 각종 진기명기를 쏟아내며 갤러리를 좌지우지했다. 챔피언 우즈는 자신과 닮은 꼴인 가르시아의 출현에 크게 긴장했고 이후 쉽게 봐서는 안 될 상대로 규정했다.

골프 채널의 자료를 보면 우즈는 가르시아와 이번 대회 전까지 12차례 대회에서 19번 라운드를 함께 돌았다.

우즈는 언더파를 친 8번의 라운드에서 모두 가르시아를 앞섰다.

특히 컷을 통과해 두 선수가 우승을 놓고 일합을 겨룬 3∼4라운드에서 우즈는 이번 대회까지 가르시아에 7전 전승을 거뒀고 해당 대회에서 모두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며 가르시아를 주눅이 들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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