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임 첫 패배 “졌지만 패배자는 아냐…발전하는 모습 보일 것”
한국 축구 국가대표 사령탑으로서 첫 패배를 기록한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은 코스타리카와 전반전에 무승부로 맞섰음에도 후반을 시작하자마자 실점한 것에 가장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아쉬워하는 슈틸리케 감독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코스타리카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세번째 골을 허용한 뒤 심판에 불만 섞인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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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이자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진출국인 코스타리카에 1-3으로 졌다.
지난 10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2-0 승리로 이끌어 한국 감독으로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은 첫 패배를 맛봤다.
그는 “쉬는 시간 선수들에게 ‘우리가 너무 점잖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일대일 수비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상대 공격수에 멀리 떨어졌다. 압박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코스타리카가 더 나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전반전에 무승부를 이룬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38분 셀소 보르헤스(AIK)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종료 직전 이동국(전북)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후반 2분 만에 보르헤스에게 또 한 골을 허용했고, 후반 32분에는 오스카르 두아르테(브뤼헤)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이 실점 중 슈틸리케 감독은 보르헤스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준 장면이 가장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그는 “쉬는 시간 선수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주문했으나 후반 시작하자마자 실점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동점골이 필요했던 후반 21분 남태희(레퀴야) 대신 한국영(카타르SC)을 투입하고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긴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가 파라과이전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해 체력적인 문제가 있어 교체했고, 이동국이 헤딩 경합에 들어갔을 때 세컨드 볼을 따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김승대(포항)를 끝까지 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여건이 안됐을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오늘 후반전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동국이 헤딩 경합하는 플레이를 유지하는 게 나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앙 미드필더나 중앙 수비 등 가운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은 “그 부분에서 오늘은 장현수가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두아르테의 쐐기골 상황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상대 공격수 2명이 우리 골키퍼(김승규)를 공격했다. 제가 아는 운동 중 골키퍼를 공격할 수 있는 건 미식축구뿐”이라면서 “축구에서는 이런 게 허용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일침 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국내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친 ‘슈틸리케호’는 다음 달 요르단, 이란과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선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는 졌지만, 패배자는 아니다. 오늘 결과가 부정적이지만 우리는 항상 힘과 의지를 갖춘, 더 노력할 수 있는 팀”이라면서 “결과에 대해 승복하고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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