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축구> ‘군대에서 온 신데렐라’ 이정협

<한·사우디축구> ‘군대에서 온 신데렐라’ 이정협

입력 2015-01-04 20:40
수정 2015-01-0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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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최종명단에 ‘깜짝 발탁’…A매치 데뷔전서 ‘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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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이정협
환호하는 이정협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비 최종평가전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후반 이정협이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유일한 ‘A매치 초보’인 이정협(24·상주 상무)이 최종 시험 무대에서 ‘조커’로 임무를 완수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정협은 4일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결정지었다.

지난달 4일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K리그, 일본,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시험해보고자 택한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한 달 만에 그는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신데렐라’로 명함을 내밀었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에 시달리고, 박주영(알샤밥)도 중동에서 부진을 떨치지 못하면서 최전방 공격수는 슈틸리케 감독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이들의 공백을 메울 자원을 물색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무명과 다름없던 이정협을 제주 훈련에 불러들여 지켜봤다.

훈련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평가받은 그는 마지막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골도 기록하며 신임을 얻었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 명단에 그의 이름을 포함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A대표팀은 물론이고 각급 대표팀에서도 훈련에 소집된 것 외에는 경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도 골잡이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그를 뽑은 것은 모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은사들은 물론 이정협도 스스로도 “발탁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전형적인 타깃맨 역할, 상대의 수비진 중심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고, 그는 첫 경기에서 증명해냈다.

이날 후반 27분 조영철(카타르SC) 대신 투입돼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이정협은 경기가 끝날 무렵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패스를 미끄러지면서 밀어 넣어 한국의 아시안컵 ‘최종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경기 전날 “투입된다면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던 그의 바람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양띠 해에 모인 이번 대표팀의 몇 안되는 ‘양띠 선수’인 그는 군에 입대하기 전인 지난해 2월 ‘이정기’에서 지금의 ‘이정협’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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