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피겔지 보도 “아시아 위원 4표 노려…독일 조직위 인지”
2006년 월드컵 개최국이 독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독일 유치위원회가 비자금을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심사)위원들을 상대로 매표 행위를 했다고 주간지 슈피겔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슈피겔온라인은 이날 독일 유치위원회가 당시 1천30만 스위스프랑(1천300만 마르크 또는 600만 달러)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슈피겔 보도를 인용하며 이같이 전했다.
비자금 조성은 독일의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전 최고경영자였던 로베르 루이-드레퓌스가 사적인 권한을 이용해 주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자금은 24명으로 구성된 FIFA 집행위원단 가운데 아시아 지역 위원 4명의 표를 챙기는 데 사용됐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당시 개최국 선정 표결 결과는 뉴질랜드 위원이 기권한 가운데 12대 11로, 독일로 기울었고 이 때 아시아 위원들은 유럽 위원들의 독일 찬성에 가세했다.
슈피겔은 이들 아시아 위원 3명이 모두 생존해 있다고 소개하고, 관련 취재 문의에 한국의 정몽준 위원은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으며 나머지 두 위원은 답변 요청에 아예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슈피겔은 특히 독일 축구의 영웅이자 당시 독일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장이던 프란츠 베켄바우어와 부위원장이던 볼프강 니어스바흐 독일축구협회(DFB) 회장, 그리고 다른 축구계 고위 인사들이 적어도 2005년까지 비자금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니어스바흐 DFB 회장은 지난 6월 ZDF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혀 문제 될 부분이 없다”고 말하고, 당시 투표 결과를 전하면서 “유럽 출신 위원 8명이 우리에게 투표했고 나머지 4표에 대해선 추측할 뿐”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그러나 독일은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대결에서 남아공을 지지하던 찰스 뎀프시 뉴질랜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회장이 마지막 투표 전 기권해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표결 결과가 12대 12로 나왔다면 남아공을 지지한 제프 블라터 회장이 캐스팅보트를 던져 개최지가 바뀔 수도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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