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네 팀이 공동 2위, 알고 보면 ‘웃픈 드라마’

무려 네 팀이 공동 2위, 알고 보면 ‘웃픈 드라마’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1-05 14:16
수정 2016-01-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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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삼성생명의 극적 역전승도 하나은행 위기 관리 실패 탓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네 팀이나 공동 2위를 이뤘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지난 4일 KEB하나은행에 52-5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두 팀은 물론 KB스타즈, 신한은행과 나란히 9승10패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11연승을 내달린 선두 우리은행(17승2패, 승률 .895)에 여덟 경기나 뒤처진 채로 승률이 .474밖에 안되는 팀들이 2위 그룹을 형성한다는 건 뭔가 비정상적인 리그 판도로 비친다. 6위 KDB생명은 4승15패(승률 .211)로 다섯 경기 뒤진 채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리그 순위표가 촘촘하고 이날까지 연장 승부만 여덟 차례, 특히 삼성생명은 세 경기 연속 1점 차로 3연승을 내달렸다. 3점슛 두 방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든 앰버 해리스와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 배혜윤은 흥에 겨워 춤을 췄다. 종료 47초 전까지 7점이나 뒤졌던 삼성생명이 역전승을 거뒀으니 그 기쁨이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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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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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박진감 넘치는 승부라기보다 시쳇말로 ‘웃픈(웃기지만 슬픈) 드라마’ 같았다. 두 팀 합쳐 103점, 2쿼터에는 두 팀이 힘을 합쳐 18점밖에 넣지 못했다. 3점슛 13개를 던져 2개만 림에 집어넣었다. 2점슛은 18개를 던져 6개만 성공했다. 자유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두 팀 모두 외곽에서 하릴없는 슛만 날렸던 것이다.

경기 전체를 따져도 삼성생명은 3점슛을 무려 23개나 시도해 4개만 성공했고, 2점슛을 40개 던져 16개만 집어넣었다. 야투 성공률 32%와 자유투 성공률 52%는 프로 경기라고 하기 부끄러웠다. 하나은행은 3점슛 10개를 던져 2개만 성공했고, 2점슛을 45개 던져 19개만 집어넣었다. 야투 성공률 38%와 자유투 성공률 54% 역시 부끄러운 기록이다.

종료 직전 삼성생명이 승부를 뒤집은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하나은행의 위기 관리 부재와 지도력 미흡이 합작한 결과였다. 삼성생명은 해리스가 47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이 림에 꽂혔고, 이어 다시 잡은 공격 기회에서 해리스의 3점슛이 백보드에 맞은 뒤 림에 들어갔다. 27초가 남은 상황에 50-51로 쫓아갔다.

이 상황에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은 공격 시간을 다 써서 공격권을 내주더라도 섣불리 공격을 시도하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버니스 모스비는 공격을 시작한 지 10초도 안돼 무리하게 골밑을 파고들어 슛을 시도해 공격권을 내줬다.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8.5초를 남기고 골밑슛으로 기어이 전세를 뒤집었다. 하나은행은 4초를 남기고 첼시 리가 자유투 둘을 얻어 하나만 성공해도 연장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지만 거짓말처럼 모두 실패했다. 박 감독이 위기 관리 경험에서 앞서는 샤데 휴스턴을 기용했더라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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