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썰매 트랙 옆 치열한 ‘정보전·눈치 작전’

<올림픽> 썰매 트랙 옆 치열한 ‘정보전·눈치 작전’

입력 2014-02-06 00:00
수정 2014-02-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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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썰매 종목 경기장 주변에서 각국 선수단의 ‘두뇌 싸움’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대표팀의 김동현 전정린 조가 5일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의 샌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훈련하며 힘차게 코너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대표팀의 김동현 전정린 조가 5일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의 샌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훈련하며 힘차게 코너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의 비공식 연습이 열린 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의 산키 슬라이딩 센터.

굽이굽이 아래로 흐르는 17개 코너마다 각국 선수단 관계자들이 산바람을 맞으며 내려올 썰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국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 어떻게 코너를 공략하는지도 지켜보려는 것이다.

육중한 봅슬레이가 무서운 굉음을 내며 달려오지만, 이들은 두렵지도 않은지 고개를 트랙 너머로 빼들고 앞선 코너에서부터 다가오는 코스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려 애썼다.

100분의 1초(봅슬레이·스켈레톤), 1천분의 1초(루지)를 다투는 썰매 종목에서는 여러 차례 굽이치는 코너를 돌 때 얼마나 처음의 가속도를 잃지 않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빠져나가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봅슬레이 파일럿들이 코스를 달달 외우고, 끊임없이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더 좋은 경로를 찾아내려 애쓰는 이유다.

그래서 다른 나라 선수들, 특히 높은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의 레이스를 지켜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레이스를 펼쳐본 경험이 적은 한국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어내려 바쁘게 움직였다.

코치들부터 이날 레이스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까지, 아이패드와 캠코더를 동원해 코너마다 자세를 잡고 캐나다 등 썰매 선진국들의 레이스를 빠짐없이 영상으로 기록했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용 감독은 “이 영상을 다 분석하려면 오늘은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렇게 열띤 정보전이 이뤄지다 보니 이를 회피하려는 강국들의 ‘눈치작전’도 마찬가지로 치열하다.

이날 연습 레이스에 참가한 미국의 ‘봅슬레이 영웅’ 스티븐 홀컴은 10위권의 기록을 냈다.

올 시즌 월드컵 2인승 종합 우승, 4인승 종합 준우승을 차지한 최강자의 레이스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홀컴의 썰매는 빠른 스타트 기록을 내고도 레이스 중반부터는 속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자신만의 공략 노하우를 빼앗기지 않고 빙판 감각만을 몸에 새기려는 작전인 셈이다.

심지어 개최국인 러시아의 선수들은 아예 이날 연습 레이스에 불참했다.

홈 트랙에서 이미 코스를 외울 만큼 많은 경험을 쌓고 최적의 공략법을 찾아낸 만큼 쉽게 경쟁자들에게 정보를 주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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