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안면 기형 질환 앓는 동생을 위하여’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새로운 나를 찾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소트니코바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5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까지 합계 224.59점을 획득, 219.11점의 김연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을 받아 김연아(74.92점)를 0.28점 차로 압박한 소트니코바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실수가 나왔지만 높은 점수를 얻어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내는 영예를 누렸다.
소트니코바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오늘 경기장에 나서면서 내가 얼마나 스케이트를 사랑하는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목표였다”며 “솔직히 말해 금메달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기뻐했다.
올해 18살인 소트니코바는 “그동안 힘든 훈련을 참고 이겨낸 것이 오늘 이렇게 표현할 수 없는 기쁨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생애 최고 점수를 올림픽에서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러시아 홈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팬들의 응원이 대단했다”며 “응원 소리가 워낙 커서 (스케이트를) 잘 타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고마워했다.
올해 러시아 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소트니코바는 “오늘 완전히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며 “예전 같으면 경기 시작 전에 무척 긴장했을 텐데 오늘은 매우 마음이 편안했다”고 일찌감치 우승에 대한 예감이 온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네 살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그는 13살 때인 2009년 러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2010-2011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과 2011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을 휩쓸면서 ‘예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모두 은메달을 따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림픽 데뷔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최고의 시기를 보내게 됐다.
1996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으며 7개월 만에 엄마 뱃속에서 나와 당시 몸무게가 겨우 1.2㎏이었다고 한다.
동생 마리야가 선천성 안면 기형 질환을 앓는 사연도 잘 알려졌다. 소치 올림픽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트니코바는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아픈 동생’을 꼽았다.
소트니코바는 러시아 언론과의 예전 인터뷰에서 “이미 세 차례나 수술을 받은 동생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스케이트를 잘 타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소트니코바는 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좌우명으로 ‘피겨스케이팅은 취미 생활이 아니다. 내가 하기를 원하고, 잘하는 나의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좋아하는 선수로는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이상 일본)를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