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헤니, 비트, 그리고 연아…역대 은반의 여왕들

<올림픽> 헤니, 비트, 그리고 연아…역대 은반의 여왕들

입력 2014-02-21 00:00
수정 2014-02-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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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마련된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마지막 무대에 불이 꺼졌다.

후회없는 연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올림픽 2연패는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세계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는 올림픽에서 2회 연속 시상대 위에 오른 뒤 은빛 메달을 목에 걸고 선수로서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다.

’은반 위의 요정’들을 만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겨울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피겨 여자 싱글은 동계올림픽이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제1회 대회를 열기도 전인 1908년 런던 하계 대회 때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치러졌다. 이후 숱한 피겨 스타들이 올림픽 은반 위를 누비며 전설을 써내려갔다.

초기 올림픽을 빛낸 피겨 스타로는 단연 소냐 헤니(노르웨이)를 들 수 있다.

헤니는 1928년 생모리츠 대회부터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를 거쳐 1936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대회까지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쌓으며 ‘원조 피겨 여제’로 군림했다.

헤니가 이룬 올림픽 3연패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헤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927년부터 1936년까지 10년 연속 우승하는 등 당대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짧은 치마를 입은 선수로도 잘 알려진 헤니는 은반을 떠나고서는 할리우드 영화배우로 데뷔, ‘은막 스타’의 길을 걸었다.

헤니가 무대에서 내려온 뒤 올림픽 챔피언이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까지 매번 바뀌는 등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1968년 그레노블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페기 플레밍(미국)은 자국민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현역 은퇴 뒤 무려 20년 넘게 TV 해설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1984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가 우승하며 새 여왕의 탄생을 알린다.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올림픽 2연패를 이룬 비트는 빼어난 외모와 매혹적인 연기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동독 출신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1988년 프로로 전향한 비트는 캘거리대회 남자 싱글 우승자인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아이스쇼로 인기를 이어갔다.

최고 실력을 갖추고도 올림픽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한 비운의 스타들도 있다.

’피겨의 전설’ 미셸 콴(미국)은 1998년과 2002년 대회 모두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각각 은메달, 동메달에 머물렀다.

피겨 여자 싱글은 늘 서양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그러다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에게 처음으로 올림픽 정상 자리를 허락한다.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가 사샤 코헨(미국)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를 누르고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세계 피겨스케이팅은 마침내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새로운 ‘퀸’의 등장을 지켜본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78.50점으로 1위를 차지한 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50.06점을 얻어 합계 228.56점으로 시상대 맨 위에 우뚝 섰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합계 점수 모두 역대 최고점일 만큼 완벽한 연기였다.

김연아는 선수 여정의 마지막으로 소치올림픽을 골랐다.

비록 헤니, 비트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21일(한국시간)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전날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세계 정상급 연기를 펼치고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23일 메달리스트들이 참가하는 쇼 형식의 갈라 이후 이제 더는 김연아를 은반 위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는 피겨스케이팅 역사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피겨 여왕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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