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겨 ‘판정 논란’

<올림픽>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겨 ‘판정 논란’

입력 2014-02-21 00:00
수정 2014-02-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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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24)를 2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를 1위로 평가한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판정이 논란이다. 이미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미국 담합 의혹’이 일어난 터라 다수의 매체가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김연아는 12일 러시아로 출국할 때 “대회 때마다 심판이 다르고, 판정 기준이 같을 수 없으니 나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고, 그에 따른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피겨스케이팅은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종목이다.

이번 여자 싱글 판정에 이의를 제기한 외신들도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며 과거 사례를 떠올렸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벌어졌다.

당시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러시아의 엘레나 베레즈나야-안톤 시하룰리드제 조는 한 차례 점프를 실수했지만 ‘클린’ 경기를 펼친 캐나다의 제이미 살레-다비 펠레티에 조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판정 논란이 일었고, 프랑스 심판 마리 렌느 르군느가 “러시아에 유리하게 채점하라는 프랑스 빙상연맹의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러시아와 캐나다에 공동 금메달을 수여하며 ‘피겨 판정 사건’을 서둘러 봉합했다.

이 사건은 대회 종료 후 르군느가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캐나다 빙상연맹으로부터 로비를 받았고, 이번 올림픽에서 공정하게 판정하자 캐나다 연맹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그래서 ‘러시아에 유리하게 채점했다’는 거짓 고백을 했다”고 밝히면서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싱글에서 금·은메달을 차지한 에반 라이사첵(미국)과 예브게니 플류셴코(러시아)는 채점 방식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플류셴코가 “이번 대회 채점방식은 스케이팅보다 댄스에 높은 점수를 준다”며 “트리플 점프만 뛴 라이사첵보다 쿼드러블 점수를 뛴 내 점수가 낮은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라이사첵은 “내 인생의 롤 모델이었던 선수가 억지주장을 한다는 게 무척 슬프다”고 대응했다.

올림픽 무대를 ‘저항의 장소’로 삼은 피겨 선수도 있다.

흑인 선수인 수리아 보날리(프랑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이 끝난 뒤 점수를 끝까지 확인하지도 않고 키스앤크라이존을 떠났다.

그리고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상 위험’을 이유로 금지된 ‘백 플립(뒤로 360도 회전하는 것)’을 선보였다.

보날리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빙판에서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4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그치자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었고, 메달 수여식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않고 은메달을 받자마자 목에서 풀어버리는 행동으로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피겨계는 백인들의 세상”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던 보날리는 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만의 기술로 저항의 뜻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심판이 다른 심판을 매수하려다 적발된 사건이 일어났다.

2012년 프랑스 니스컵 대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심판 나탈리아 크루글로바가 “우크라이나 페어 선수들의 점수를 올려달라”며 다른 심판을 매수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아, 2013년 5월 세계빙상연맹으로부터 2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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