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류 팬 홍콩 투수의 ‘해피 인천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 한류 팬 홍콩 투수의 ‘해피 인천 아시안게임’

입력 2014-09-26 00:00
수정 2014-09-2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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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야구대표팀에게 3전 전패는 수모가 아닌 즐거움이었다.

성적보다 출전 자체에 의미를 뒀고, 한국에서 머무는 시간을 즐겼다.

자신을 “한류 팬이자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 선수 모두를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홍콩의 오른손 투수 렁가호(20)는 이번 대회를 “해피 아시안게임”이라고 표현했다.

렁가호는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B조 예선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5안타 4볼넷을 내주며 6실점(3자책)해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홍콩은 0-12로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하지만 렁가호와 홍콩 대표팀 동료들은 경기 후 목동 구장을 뛰어다니며 축제를 즐겼다.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한국 관중들에게 사인볼을 던져주고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사진찍기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홍콩이 목동구장에서 너무 오래 여흥을 즐겨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이제 돌아가야할 시간”이라고 귀가 버스 탑승을 부탁할 정도였다.

렁가호는 “나는 한국 야구와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팬이기도 하다”라며 밝게 웃었다.

이날 렁가호는 시속 120㎞를 넘지 않은 직구와 100㎞ 미만의 아주 느린 변화구를 던졌다. 김현수 등 한국 타자들이 “과학적으로 이렇게 느린 공을 던질 수 있나”라고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당혹’하게 하는 실력 차가 드러났지만 렁가호에게 프로야구 선수를 상대로 던질 수 있는 기회는 무척 소중했다.

그는 패전투수가 됐지만 “해피 아시안게임”이라며 웃었다.

렁가호는 5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야구 아카데미’에 입학하며 공을 잡았다. 그의 아버지는 선수 출신이 아니지만 아들이 야구를 시작한 후 심판 시험에 응시해 현재 ‘부업’으로 야구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렁가호는 “홍콩에는 야구의 인기가 높지 않지만 나는 야구를 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며 “특히 내가 생각해도 정말 좋은 공이 들어갔을 때는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렁가호는 2011년 청소년대표에 선발되며 처음 국제무대에 나섰고 한국과 일본 등 야구 강국의 선수들과 상대했다.

그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야구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진지하다”며 “매번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그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렁가호는 “현실적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걸 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그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야구를 하고 싶고, 국제무대에 자주 출전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찾은 한국에 대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곳”이라고 했다.

”한국 걸그룹 크레용팝의 팬이다”며 웃은 렁가호는 “하지만 한국 가요 프로그램보다 한국 프로야구 영상을 더 자주 본다”고 ‘야구선수’다운 답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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