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틀어진 감독 선임… 축구협, 또 도진 ‘문전처리 미숙’

3일 만에 틀어진 감독 선임… 축구협, 또 도진 ‘문전처리 미숙’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입력 2024-02-26 03:17
수정 2024-02-2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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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강화위 ‘임시→정식’ 급변경

새달 1일 개막 K리그팬 반발에
새달 A매치 ‘임시 감독 체제’로
소속팀 없는 최용수로 좁혀져
‘징검다리’ 거절하면 대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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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연합뉴스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연합뉴스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이 진퇴양난이다. K리그1 명장들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당장 개막을 앞두고 있어 각 구단 팬의 반발이 거세다. 현재 소속이 없는 최용수(사진) 전 강원FC 감독이 유력하나 그가 ‘징검다리 임시직’을 거절하면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25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2차 회의를 통해 임시감독을 거쳐 정식 사령탑을 임명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음 달 21일과 26일 예정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까지 정식 감독 선임 절차를 밟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3일 전 첫 회의의 결론을 뒤집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번 주중 예정된 3번째 회의로 후보군을 좁힐 예정인데 임시감독을 찾는 첫 단계부터 난항이다. K리그1을 대표하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거론되지만 세 감독 모두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울산은 새달 1일 FA컵(올해부터 코리아컵으로 명칭 변경)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을 치른 다음 5일과 1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전북 현대와 맞대결을 펼친다. 팀의 창단 첫 리그 2연패를 달성한 홍 감독은 아직 ACL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서울의 ‘명가 재건’ 특명을 받은 김기동 감독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부임 첫해 성과를 내기 위해선 4시즌 연속 하위 스플릿(33라운드 기준 7위~12위)에 머문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7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김학범 감독의 공백으로 기세가 꺾이면 신임 사령탑의 첫 시즌 성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23일 소셜미디어(SNS)에 “홍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그들을 지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의 저항은 전북 사례에서 비롯됐다. 2011년 12월 전북을 지휘했던 최강희 현 산둥 타이산(중국)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국가대표팀을 맡았다.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나 2011시즌 K리그1 챔피언 전북은 이듬해 서울, 2013년 포항에 우승컵을 내줬다. 전북은 최 감독이 복귀하고 팀을 재정비한 2014시즌부터 다시 연속 우승했다.

이에 지난해 6월 강원과 결별한 최용수 전 감독으로 시선이 모인다. 하지만 선수단 갈등, 감독 해임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독이 든 성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 전 감독이 정식 감독 계약 전 임시직을 수용할지 불투명하다. 반면 최 전 감독이 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3월 A매치에서 내용과 결과 모두 합격점을 받는다면 정식 감독까지 맡을 수도 있다.
2024-02-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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