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터진 흥국생명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모두 품었다

복 터진 흥국생명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모두 품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20-04-14 17:36
수정 2020-04-1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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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3년 계약… 최소 18억·12억원 보장

이재영·다영, 초중고 내내 함께 운동
프로 데뷔 후 6년 만에 다시 ‘한솥밥’
흥국생명, 국가대표 공격수·세터 보유
어느 팀도 범접 못할 왕조 재건 기대
남자 FA대어 나경복, 우리카드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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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6년차를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이다영(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 본사에서 3년 계약서에 사인한 뒤 역시 FA로 소속팀에 눌러앉아 한솥밥을 먹게 된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다영과의 계약을 14일 공식 발표했다. 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프로 6년차를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이다영(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 본사에서 3년 계약서에 사인한 뒤 역시 FA로 소속팀에 눌러앉아 한솥밥을 먹게 된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다영과의 계약을 14일 공식 발표했다.
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이상 24)은 쌍둥이 자매다. 당연히 외모는 쉽게 구별할 수 없다. 배구선수로 성장한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주 중산초등학교 시절부터 경해여중, 선명여고에서 내내 같은 코트를 누볐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것도 나란히 고3 때다. 이재영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이다영은 그 이후 합류한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그해 가을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 이재영은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고, 이다영은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소속팀은 달랐지만 태극마크 안에서 둘은 여전히 하나였다.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등을 통해 여자배구 대표팀의 기둥으로 쑥쑥 자랐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대표팀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어머니 김경희(54)씨의 ‘배구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재영은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과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공격의 핵으로, 이다영은 팀을 조율하는 주전 세터로 자리를 굳혔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이제 대표팀뿐 아니라 프로팀에서도 함께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14일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이재영, 이다영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는 프로 경력 6년을 채우면 FA 자격을 얻는데, 둘은 코로나19 사태로 조기 종료된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이재영은 그대로 눌러앉기로 했고, 동생 다영은 언니 소속팀의 러브콜을 받고는 흥국생명의 상징인 핑크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따로 또 같이’ 지낸 6년 만에 다시 한 몸뚱이가 된 것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3년의 계약기간 동안 연봉과 옵션을 합쳐 각각 최소 18억원과 12억원을 보장받았다.

흥국생명은 ‘슈퍼 쌍둥이’를 보유하면서 아무도 범접하지 못할 ‘왕조 재건’의 토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의 전성기는 김철용 감독과 작고한 황현주 감독이 이끌던 2000년대 중후반이다. 2005~06시즌을 시작으로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2008~09시즌까지 세 시즌 내리 정규리그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 침체기를 겪은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을 영입한 2016~17시즌 다시 리그 정상에 오른 데 이어 2018~19시즌 역대 세 번째 통합우승을 신고하며 ‘재건’의 불을 밝혔다.

이재영·다영 동시 영입은 단순히 스타 선수를 보유하게 됐다는 사실보다는 둘의 기량이 내는 강력한 시너지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키 178㎝의 단신이지만 이재영은 유연한 탄력과 탁월한 운동 신경이 특출하다. 상대 블로커들보다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네트를 장악한다. 여기에 반 박자 빠른 ‘팔색조 토스’를 뿌려대는 이다영은 언니의 어깨를 더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다영은 대표팀에 있을 때부터 “재영이와는 호흡이 잘 맞아 토스를 올리기에도 편안하다”고 말해 왔다. 이재영 역시 “다영이는 점프와 스피드가 좋다. 빠른 토스를 뿌려 주면 내 공격도 더 강해진다”면서 “둘이 원래 잘 맞았는데,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게 돼 영광이다. 예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자프로배구 FA 최대어인 레프트 나경복(26)은 원소속팀 우리카드와 계약 기간 3년, 연봉 4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0-04-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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