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고객 이탈 방지해야…지점장 수 확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1일 우리금융지주의 매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우리금융이 하나금융 등 국내 금융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해외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를 키워야 국내 금융산업의 선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어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우리금융을 빨리 매각해야 한다”며 “일부에서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우리금융 지분 블록세일 때 공적자금 조기 회수와 함께 회수액 극대화 목표를 모두 이뤘다”며 “전문가들이 공적자금 조기 회수와 회수액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간 합병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내비치는 등 우리금융 매각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실업 문제 등 국가의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려면 은행 대형화를 통해 금융서비스 산업이 커지고 선진화돼야 한다는 지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달 15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사견을 전제로 “한국 경제나 기업의 규모를 고려할 때 국내 금융기관의 규모가 충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KB금융이 참가하지 않더라도 다른 은행끼리라도 규모를 키워 변하는 금융서비스를 충족할 수 있는 금융회사가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UBS은행의 자산이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300%에 달하지만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자산은 GDP 대비 24%에 불과해 세계시장에서 해외 유수 은행과 경쟁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국내 대기업의 주거래은행 지위도 씨티은행과 HSBC 등 외국계에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 회장은 외환은행이나 산업은행,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국내외 은행의 인수.합병(M&A)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당장은 KB금융이 수익을 내야 한다”며 “체질이 개선되는 2년쯤 뒤 검토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은행 간 경쟁과 이합집산 등에 따른 고객 이탈 방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 행장은 행내 서신을 통해 “최근 국민은행의 고객 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거래고객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타 은행으로의 이탈을 방지하는 노력은 물론 고객 커뮤니티 등을 활용한 소개마케팅 활성화와 집단대출 시장에 대한 방어,청년 고객 유치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 행장은 “국민은행은 외환과 기업 여신 부문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각종 연수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외환 및 기업여신업무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외환,기업여신을 모르고서는 지점장으로 승진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많이 벌어도 건전성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이익이 날 수 없으므로 여신 취급자는 취급시점에서부터 내 돈을 빌려준다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하며 담보대출 위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여신 취급 이후에는 사업장을 자주 방문해 업체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추가담보를 확보하거나 대출을 줄여나가는 등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 행장은 “앞으로 모든 제도를 영업중심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영업실적이 뛰어나지만,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승진을 못 하는 일이 없게 하고 소규모 점포를 확대해 점포장 자리도 더 많이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 회장이 KB금융의 실적 악화로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지만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한 은행 대형화에 대한 소신은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며 “어 회장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 위원장과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역임해 우리금융의 매각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반면 민 행장은 내부 단속에 주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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