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설계 뛰어난 공공임대 95% 청약 마감돼
임대아파트 시장에서 공공임대가 민간임대보다 인기가 높다.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에서 공공임대아파트 21개 단지, 1만1천761가구를 분양한 결과 삼척도계지구 280가구를 제외한 20개 단지가 순위내 마감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서울 강남(청약경쟁률 4.6대 1)·서초지구(7.9대 1), 제주혁신지구(2대 1) 등은 1순위 마감되는 등 경쟁이 뜨거웠다.
반면 민간건설업체가 동기간 분양한 임대아파트는 21개 단지, 1만3천809가구 중에서 33%에 불과한 6개 단지, 4천616가구만 임자를 찾고 나머지는 청약 미달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민간임대사업자의 대표격인 ㈜부영은 6개 단지에서 청약을 받았지만 경기 평택시 청북지구, 경북 경산시 압량면, 충남 천안시 청수지구 등에서 잇따른 미달 사태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순위내 마감된 강원 원주시 무실2지구(639가구)는 국민주택기금에서 가구당 5천만~8천만원씩 대출 지원을 받은 공공임대 사업장이다.
부영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택기금 지원을 받으면 분양가를 좀 더 낮출 수 있어 선호도가 올라간다”고 전했다.
나머지 업체들도 경남 양산시,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충남 연기군 세종시 등 입지 우위를 갖춘 몇몇 사업장을 제외하면 모조리 청약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근 수년간 주택경기 침체가 이어짐에 따라 집값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상황에서 공공임대아파트는 청약자의 눈높이에 맞춘 입지와 평면 등을 선보여 시장을 파고 들었다.
LH는 지난 4월 1~2인 가구 증가와 소형주택 선호 등 주거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전용면적 49·55㎡ 등 소형 주택형을 새로 내놓고, 침실의 개수를 늘리는 대신 수납 또는 주방공간을 넓힌 실속형 평면 24종을 개발했다.
서창원 LH 보금자리공급부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주거 소유보다 거주에 중점을 두는 수요자가 부쩍 늘었다”면서 “10년 공공임대는 입지뿐 아니라 마감재와 신평면 적용 등에 있어서도 분양주택과 구분없이 짓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부영의 민간임대아파트는 10년 전인 2002년 경남 창원시에 공급한 ‘부영 1차’와 가장 최근인 8월 분양한 광주첨단2지구 ‘사랑으로 부영’의 평면이 거실과 방 2개를 전면 배치한 3베이(Bay) 구조로 동일하다.
민간임대의 분양전환시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잇따라 예비 청약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경남 김해시 부영 8·9차 아파트 주민 500여명은 지난 7월 건설사가 실제 사용 금액보다 부풀린 건축비를 기준으로 임대료와 분양가를 산정했다면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내는 등 법정다툼에 들어갔다.
그러나 청약자격이나 임대료 부분은 민간이 공공보다 유리하다.
LH의 10년 공공임대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당해 주택건설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가구주이며 청약저축(주택청약종합통장) 가입자여야 청약할 수 있지만 민간임대는 청약자격에 아무 제한이 없다.
임대료 역시 공공임대는 월세 방식이지만 민간은 전세로 부담이 덜하다.
LH가 지난 5월 인천소래지구에서 공급한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5천900만원에 월 임대료 44만8천원을 내고 10년 후 인근 시세 기준으로 분양받는 조건이다.
반면 작년 10월 청약을 받은 경기 평택시 ‘사랑으로 부영’ 59㎡는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가 없다. 보증금은 매년 500만원씩 인상되고, 의무임대기간 5년 후에는 확정분양가 1억4천만원에 분양 전환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공공임대 인기 비결에 대해 “기반시설을 잘 갖춘 택지지구 물량이 많아 입지가 우수하고, 수요자도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은 민간임대사업자보다 공공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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