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5만명 넘어 27% 비중 최대
대기업 종사 70% 양극화 심각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1년 전보다 2만 4866명(14.2%) 늘어난 19만 9976명으로 집계됐다. 2011년 28.7% 증가한 이후 11년 만의 최대 폭이다. 특히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한 사례는 1만 2888건으로 1년 전 5844건에서 120.5%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빈도가 줄었고, 지난해 도입된 ‘3+3 육아휴직제’ 등 정책적 뒷받침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3+3 육아휴직제’는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하면 3개월간 각각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300만원)를 지급하는 제도다.
특히 저출산 해법 중 하나로 꼽히는 ‘아빠 육아휴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아빠 육아휴직자는 5만 4240명으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아빠의 비중은 1년 새 3% 포인트 늘어난 27.1%로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엄마는 자녀가 0세 때(83.2%), 아빠는 자녀가 6세 때(19.0%) 육아휴직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체 규모별로 보면 육아휴직자의 70.1%가 300인 이상 중견·대기업을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50~299명(14.7%), 5~49명(10.9%), 4명 이하(3.8%) 순이었다. 전체 근로자 중 300인 이상 기업 종사자의 비중이 14.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장 규모에 따른 육아휴직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기업일수록 사내 복지가 좋아서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중소기업도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12-21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