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중앙회 “中企 70%가 경영 타격 호소”
마스크 부족, 직원 미복귀, 中은행 마비 탓수출입기업 72.3%가 ‘피해 입었다’ 밝혀
절반 이상은 中공장 멈춰 납품 차질 빚어

A사의 대표는 27일 “직원 200명이 두부에 이물질이나 침이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출근하면 새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리는 걸 일상화해 왔다”며 “일주일이면 마스크가 1400장은 필요한데 기존에는 80원이면 샀던 일회용 마스크가 고급용은 5000원까지 웃돈이 붙고 그마저도 대량 구매가 아예 불가능해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싼 마스크를 소량 구해 생산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부 소비가 늘어나 좋은 게 아니라 제품을 위생적으로 만들 수 없을까 봐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 디스플레이 기계 장비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B사는 자금난에 내몰렸다. 중국업체가 주문한 기계는 선적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한 지역 은행 등의 업무 마비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우리가 돈을 못 받으면서 함께 물려 있는 협력사에도 대금 지급을 못 해줘 도산 가능성 등 피해가 갈까 우려스럽다”고 호소했다.
중국 현지에서 기계 장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C사는 요즘 공장 가동률이 평소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울상이다. 중국 당국의 격리 조치와 교통 통제로 춘제 이후 고향으로 내려가 복귀하지 못한 현지 직원들이 많은 데다 당국에서는 이들에게도 인건비를 지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장 정상화는 요원한데 복귀하지 못한 직원들의 인건비는 내줘야 하는 ‘이중고’에 놓인 셈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5~26일 국내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실태 조사에 나선 결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상 직간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70.3%(211개)로 이달 초 조사 응답률(34.4%)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시간이 갈수록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수출입기업은 전체의 72.3%가, 국내 서비스 업체는 67.7%가 경영상 피해를 호소했다. 1차 조사 때는 각각 31.0%, 37.9%로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출 기업의 가장 큰 피해 원인은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한 납품 차질(51.6%)이었다. 국내 서비스 기업은 내방객 감소·경기 위축에 따른 매출 축소 피해(66.5%)가 가장 컸다. 기업들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지원책으로 피해 기업에 대한 특별보증 및 지원 확대(62.0%), 고용 유지 지원금 확대(47.3%), 관세·국세 등 한시적 세금 납부 유예안 마련(45.7%) 등을 꼽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20-0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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