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감염률과 치사율/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감염률과 치사율/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0-03-04 23:20
수정 2020-03-05 04:1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확진환자의 80%는 의학적 처치가 필요 없는 경증이라든가 메르스에 비해 감염률은 높지만 치사율은 낮다는 설명에도 감염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마비시켰다.

전염병의 위력을 나타내는 감염률(感染率)과 치사율(致死率). 그런데 같은 한자인 ‘률’(率)은 왜 두 단어에서 ‘률’과 ‘율’로 다르게 표기되는 것일까.

한글맞춤법 두음법칙은 ‘녀자’(女子)는 ‘여자’로, ‘량심’(良心)은 ‘양심’으로, ‘래일’(來日)은 ‘내일’로 적는 것처럼 ‘ㄴ’과 ‘ㄹ’이 단어의 첫머리에서 발음되는 것을 꺼려 ‘ㄴ’과 ‘ㄹ’이 사라지거나 ‘ㄹ’이 ‘ㄴ’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단어의 첫소리에만 적용되는 두음법칙에도 예외 조항은 있다.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는 것이다. ‘치사율’은 이 조항이 적용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치사율’의 경우 ‘률’이 받침이 없는 ‘사’의 모음 ‘ㅏ’ 뒤에 이어지므로 ‘ㄹ’이 사라져 ‘율’로 적는 것이고 ‘분열’(分裂), ‘환율’(換率)의 경우는 ‘ㄴ’ 받침 뒤에 ‘렬, 률’이 왔기 때문에 역시 ‘ㄹ’이 사라져 ‘열, 율’로 적는 것이다.

‘감염률’의 경우는 ‘ㄴ’ 받침이 아닌 ‘ㅁ’ 받침 뒤에 ‘률’이 왔기 때문에 한자음 그대로 ‘률’이라고 적는다. ‘합격률’, ‘자살률’, ‘시청률’, ‘실업률’ 역시 ‘ㄴ’ 받침이 아닌 ‘ㄱ’, ‘ㄹ’, ‘ㅇ’, ‘ㅂ’ 받침 뒤에 ‘률’이 왔기 때문에 한자음 그대로 적는 것이다.

oms30@seoul.co.kr
2020-03-05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