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가능한’과 ‘가능한 한’/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가능한’과 ‘가능한 한’/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0-03-11 22:44
수정 2020-03-12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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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 발생의 70%가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종교시설 등에 집중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도 지난 주말을 앞두고 “가능한 모든 모임, 외출 등을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위 문장은 얼핏 보기에 괜찮아 보이지만 문법적으로 바르지 않은 표현이 들어 있다. 바로 ‘가능한’이다

‘가능한’과 ‘가능한 한’은 단어와 구(句)라는 점뿐만 아니라 문장에서의 구실도 다르다.

관형사의 역할을 하는 ‘가능한’은 ‘가능한 일’이나 ‘가능한 시간’처럼 뒤에 오는 명사를 수식하는데 위 문장에서는 ‘가능한’의 수식을 받는 명사가 없다. 따라서 ‘가능한’ 뒤에 조건을 뜻하는 의존명사 ‘한’(限)을 덧붙여 ‘가능한 범위 안에서’ 또는 ‘가능한 조건하에서’라는 뜻의 ‘가능한 한’으로 써야 한다. 그런데 ‘가능한’이 명사 ‘한’과 같은 음절로 끝나다 보니 ‘한’을 생략한 채 ‘가능한’으로만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편 ‘가능한 모든 수단’처럼 ‘가능한’과 ‘모든’이 각각 ‘수단’을 꾸미는 경우라면 ‘모든’ 앞에 오는 ‘가능한’도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사전 용례에 ‘가능한 모든 영역’(표제어: 전방위), ‘가능한 모든 조합’(표제어: 확률모형)이 있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

덧붙여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가능한’은 ‘할 수 있는’ 또는 ‘될 수 있는’으로 순화할 것을 권하고 있다.

oms30@seoul.co.kr
2020-03-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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