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짝퉁’의 반격/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짝퉁’의 반격/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3-12-17 00:00
수정 2013-12-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진저 백’(ginger bag)은 ‘위트 넘치는 프린트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그림과 같은 팝아트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 됐다. 나일론 천에 해외 유명브랜드 가방 사진을 프린트한 것인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원본과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똑같다. 해외 유명브랜드의 가방이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인데 진저 백은 수십만원대로 대단히 저렴하다. 일명 ‘페이크(fake) 패션’ 으로 유명브랜드 즐기기다. 영화 ‘블루 재스민’에서 몰락한 상류층과 대비되는 이혼녀 진저의 출연은 진저 백과 맥락을 같이한다.

해외 브랜드 가방이나 옷이 넘쳐난다. 그 탓에 희소성이 사라지고 시시해졌다. 에르메스(Hermes)를 호미(Homies)로, 셀린(Celine)을 펠린(Feline)으로, 구찌(Gucci)를 부찌(Bucci)로 바꿔 프린트한 티셔츠 등 페이크 패션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같은 페이크 패션이지만, 진저 백이 욕망을 실현한다면 부찌 티셔츠 등은 욕망을 조롱한다. 짝퉁 삼색줄 슬리퍼를 부끄러워한 세대로서 짝퉁에 대한 적극적 사유가 유쾌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12-1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